세금 인상에 원가 인상이 요인 , 퇴근 후 ‘한잔’도 부담

오는 4월 주세인상으로 맥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데다 소주도 주정값이 올라 소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그래픽=연합뉴스] 
오는 4월 주세인상으로 맥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데다 소주도 주정값이 올라 소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그래픽=연합뉴스]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 ‘김대리, 퇴근 후 소주 한잔 캬~~ 아니면 시원한 맥주 한잔 어때?’라는 말도 앞으로는 쉽지 않을 듯 하다.

지난해 일제히 올랐던 '국민 술'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올해 또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세가 작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의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어 이들 소주와 맥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류회사들이 2년 연속 출고가 인상을 결정할 경우 이미 식당에서 한병에 5000원에 판매되는 소주와 맥주 가격은 조만간 6000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리터(L)당 885.7원으로 지난해 보다 30.5원이 인상된다.

이는 지난해 L당 20.8원이 올랐을 때보다 더 큰 인상 폭으로  통상 맥주 세금 인상은 주류회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전기료 등이 계속 오르는 것도 맥주 출고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주의 경우 맥주처럼 주세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소주의 원료에 해당하는 주정 가격과 관련, 10개 주정 회사의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또 제병 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은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상승했다.

주류 회사들이 2년 연속 출고가 인상을 결정할 경우 소비자가 구매하는 술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지난 해의 경우 소주 1병 출고가가 85원가량 오르자 마트·편의점 판매 가격은 100원에서 150원이 올랐었다. 여기에 다른 원가 부담을 술값에 얹는 경향의 식당이라면 더 비싸진다.

당연히 주당들 입에서는 출고가나 원가가 100여원 안팎으로 오르는데 식당 소매가는 1000원이나 인상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 일반 식당에서는 4000원하던 소주 맥주 가격이 이미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만약 올해도 비슷한 추세라면 소주 1병에 6000원을 내고 마셔야 할 판이다.

음식값에 비해 술값이 올리기 수월한데다, 100원 단위보다는 500∼1000원 단위로 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있어 외식업주들은 다른 원가 부담까지 술값에 얹어 인상 폭을 크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하이트 진로와 오비맥주 등 주류업체들은 아직 올해 출고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맥주 출고가를 올린 만큼, 올해 추가 인상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한편 지난해 주류 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5%를 기록한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주류 물가 상승을 이끈 건 소주와 맥주다. 소주는 7.6% 올라 2012년 7.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맥주 역시 5.5% 상승해 2017년 6.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 ‘참이슬’ ‘진로’ 출고가를 3년 만에 7.9% 인상했다. 이어 한 달 뒤 ‘테라’ ‘하이트’ 출고가도 6년 만에 7.7%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3월 ‘처음처럼’ 출고가를 3년 만에 6~7% 인상했고 11월에는 ‘클라우드’ 출고가를 3년 만에 8.2% 올렸다. 오비맥주 역시 3월 6년 만에 ‘오비’ ‘카스’ ‘한맥’ 출고가를 평균 7.7% 올렸고 ‘한라산소주’ 출고가도 8%가량 높였다.

이외에 다른 주류 물가도 지난해 대부분 상승했다. 양주는 4.2% 올라 2013년 4.8% 이후 가장 많이 인상됐고, 약주도 4.8% 올라 2013년 5.2%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막걸리는 2021년의 12.8%에 이어 지난해 7.2% 올랐다. 단 과실주는 1.1% 내려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한 주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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