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대화할 때마다 탄소발자국은 커져만 간다...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 '챗GPT' [사진=AFP/ 연합뉴스]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 '챗GPT' [사진=AFP/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 "탄소 배출을 감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과다한 온실 가스를 배출한다면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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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우리는 탄소 배출 감축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용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챗지피티(Chat-GPT, 챗GPT)’가 필자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질문은 “탄소 배출 감축 노력 없는 인류의 미래는 어떨까요?” 였다. 챗GPT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비영리재단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공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이다.

챗GPT는 2022년 11월 30일 무료버전(베타버전) 출시 후 사용자(월 활성사용자, MAU)가 1억 명을 돌파하는 데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아 역대 가장 빠르게 성장한 인터넷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GPT-3은 기초 자료 사전 학습 및 추가 학습이 가능하며 문자열, 그림, 음악, 음성 등을 생성하는 ‘생성형 모델’이다.

전세계 대형 검색엔진 기업들이 대화형 AI를 이용한 검색엔진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챗GPT’ 출현 후 구글은 AI 챗봇 ’바드(Bard)’를 공개했고, 구글보다 하루 뒤에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검색엔진 ‘뉴빙(New Bing)’을 공개했다.

‘바드’는 구글 언어모델 ‘람다(LaMDA, Language Model for Dialogue Applications)’로 이뤄졌고 매개변수는 1370억 개로, 학습한 AI로 30억 개에 달하는 문서와 11억개에 달하는 대화를 익혔다. 중국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도 유사한 대화형 AI를 탑재한 검색 엔진을 3월에 내놓기로 했다.

생성형 AI, 대화형 AI 등 새로운 AI기술 개발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IT 기술 발전으로인한 탄소 발생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글로벌 IT 기술 산업의 탄소 배출량은 전세계 배출량의 2~3%에 달한다. 철강(7.2%)과 석유화학(3.6%), 항공(3%)을 제외한 다른 대부분 업종의 탄소 배출량 비중(0.5~0.7%)을 감안할 때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AI스타트업 허깅페이스의 자체 대화형 AI모델인 ‘블룸(BLOOM)’ 훈련과정에서 50.5톤의 CO2가 배출됐으며 이는 런던에서 뉴욕까지 편도 비행시 배출량과 비슷하다. 블룸의 탄소발자국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모델에 비해선 낮은 편이다.

2019년 매사추세츠 애머허스트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자연어처리(NLP) AI 모델 훈련과정에서 320톤의 CO2가 발생하며 이는 화석연료 기반 자동차 한 대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배출하는 양(54톤)의 약 6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챗GPT의 기반이 되는 GPT-3의 훈련과정에서 1287Mwh의 에너지 소비와 552톤의 CO2가 배출되었다. 이는 한 사람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사이를 약 550번 왕복할 때 배출되는 양에 달한다.

모든 대화형 AI모델이 훈련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를 발생하지는 않는다고는 하지만, 수많은 모델이 개발되고 훈련되고 있는 상황에서 IT 기술 분야의 탄소발자국이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

대화형 AI 훈련뿐 아니라 사용에서도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발생이 필연적이다. 2021년 기준 검색 시장 규모는 1670억 달러 수준이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 검색 시장 점유율은 구글이 84.7%로 가장 높고 그 다음 MS의 ‘빙(Bing)’ 8.9%, ‘야후(Yahoo!)’ 2.6%, ‘얀덱스(YANDEX)’ 1.3%, ‘덕덕고(DuckDuckGo)‘ 0.8%, 바이두(Baidu) 0.5% 순이다.

비중이 절대적인 구글을 예로 들면, (단순)검색을 한 번 할 때 0.003 kWh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300mg의 CO2가 발생한다. 2022년 1월 기준 전 세계 인구의 62.5%에 해당하는 49억 5000만 명이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기까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동시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전세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산업은 24시간 안정적 전력공급이 필수적으로 막대한 양의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IDC산업은 글로벌 탄소 배출량의 0.8%를 차지하고 전세계 전력 소비량의 1%를 사용하면서 세계 16위 전력 소비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전기 먹는 공룡이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구글 검색이 초당 4만 회, 연간 1조 3000억 회가 이뤄지는 것으로 계산하면 구글 검색 엔진은 연간 약 40만 톤의 CO2 배출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2017년 기준 구글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전체의 56% 이고 나머지는 석탄 15%, 가스 14%, 핵에너지 10% 순이다.

문제는 대화형 AI 검색 엔진 이용은 단순 검색할 때 보다 4~5배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에 있다. 챗GPT 사용자가 1억 명을 넘은 지 한 달이 되었고 대화형 AI 탑재 검색 엔진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사용자 또한 엄청난 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대화형 AI 탑재 검색 엔진 시장이 과열되면서 벌써 지구도 뜨거워지고 있다. 100% 재생에너지 전환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구를 지금보다 과열시키지 않을 획기적 방법을 내놓는 것보다는 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해결책을 제시할 뿐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챗GPT에게 묻기만 하지 말고 나서서 실천해야 하는 존재는 진짜 ‘사람’과 ‘기업’이다.

"인공지능 언어 모델로서, 저는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형태를 가지지 않으며 자원을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 발자국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를 운영하고 전력을 공급하는 서버와 인프라는 디지털 기술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에너지 소비 및 유지 보수와 관련된 탄소 발자국이 있습니다. 데이터 센터와 기술 회사에서는 재생 에너지와 기타 지속 가능한 방법을 사용하여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챗GPT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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