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의 과기누설(60)
근육 무기력은 ‘노화 가속화’ 신호… 생물학적 나이가 많다는 이야기
쥐는 힘 악력(握力) 감소는 질병, 높은 사망 위험의 척도
나이 들면서 근력 유지해야… 생물학적 나이 늦추는 것은 역시 운동이 최고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생물학적으로 본다면 인간은 결코 평등한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은 비율로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다. 생물학적 나이가 다 다르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같은 50세인데도 30대 못지않게 팔팔하게 건강한 사람이 있고, 또 70세에 가까운 쇠약한 사람도 있다.

왜 그럴까? 아마 유전자 덕분에 선천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있고, 또 후천적으로 금연과 금주를 하면서 몸을 잘 관리하고 보호한 덕분일 수도 있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나이 들면 세포 줄어… 근육세포도 줄기 때문에 힘도 약해져

사실 오래 살고 빨리 죽는 것이 하늘에 달려 있다는 사생위천(死生委天)이라는 말은 아주 한 물 간 구닥다리 이야기다. 오히려 관리하는 사람이 더 오래 사는 시기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노화의 특징들이 있다. 분자와 세포 수준의 변화가 일어난다. 신체 기능을 저하하고 노화와 관련한 질병의 위험도를 높인다.

그동안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들이 있다. 게놈 불안정성, 생체의 수명 시계로 일컫는 텔로미어의 단축 단축, 후생유전학적 변화,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등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내적, 외적 요인들이 있다. 그래서 노화 속도도 다르고, 질병과 사망 위험 수준도 다르다.

질병과 함께 식이요법이나 흡연과 같은 서로 다른 생활방식 선택에 따라 생물학적 나이를 가속화하는가 하면 또 느리게도 만든다.

미국 미시건 대학 연구팀은 처음으로 취는 힘 악력(握力)으로 특징지어지는 근육의 약화가 가속화된 생물학적 나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부연 설명하자면 근육의 힘을 일컫는 악력이 급격히 줄었다는 것은 노화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찾아왔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근육의 힘의 强弱은 생물학적 나이인 노화 속도의 측정 기준

대학 연구팀은 1274명의 중년과 더 나이든 노년층을 대상으로 DNA 메틸화를 기반으로 한 3개의 ‘노화 가속 시계들(age acceleration clocks)’을 사용하여 생물학적 나이와 악력 사이의 관계를 모델링했다.

이 시계들은 원래 당뇨병, 암, 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병, 그리고 다른 신체 장애와 같은 다양한 건강 관련 조건에서 노화 속도에 대한 분자 바이오 마커와 추정기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도구다.

분석 결과 노년층 남성과 여성 모두 악력 저하와 생물학적 연령 가속화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마크 피터슨(Mark Peterson) 교수는 "우리는 근력이 장수의 예측 변수이고, 또한 질병과 사망의 강력한 지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처음으로 근육 약화와 노화 가속 사이의 생물학적 연관성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근력을 유지한다면, 나이와 관련된 흔한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흡연이 질병과 사망률의 강력한 예측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제 우리는 근육 약화가 새로운 흡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피터슨 교수는 설명했다.

이전의 연구들은 악력의 저하가 심혈관계 질병과 같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매우 강력한 예측 변수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를 미시건 대학의 새로운 연구와 결합하면 임상의가 기능 저하, 만성 질환 및 심지어 조기 사망의 위험과 관련해 개인들을 선별하는 방법으로 악력 사용을 채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미시건 대학 연구팀은 처음으로 취는 힘 악력(握力)으로 특징지어지는 근육의 약화가 생물학적 나이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근육의 힘을 일컫는 악력이 급격히 줄었다는 것은 노화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찾아왔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사진=Harvard Health]
미국 미시건 대학 연구팀은 처음으로 취는 힘 악력(握力)으로 특징지어지는 근육의 약화가 생물학적 나이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근육의 힘을 일컫는 악력이 급격히 줄었다는 것은 노화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찾아왔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사진=Harvard Health]

​​​​​​​근육 약화와 ‘노화 가속’ 사이에 연관성 있어

피터슨 교수는 "악력 검사를 통해 이러한 '연령 관련' 질병의 시작, 또는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방지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약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 중에서 두 번째로 큰 부류인 스핑고지질(sphingolipid)의 일종인 세라마이드(ceramide)가 노화된 근육에 축적돼 그 기능을 떨어트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 헬싱키대와 스위스 로잔느 연방 공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발견한 것으로 노화의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스핑고지질의 근육 축적을 그 이유로 들었다.

세라마이드는 피부 보호에 필수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각종 스킨케어 제품에 흔히 사용되는 성분이다. 그러나 이 물질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 조직의 양이 줄어들고 그 기능은 떨어진다. 이처럼 나이가 들수록 팔다리를 구성하는 골격근이 감소하는 질병을 근감소증인 '사코페니아(sarcopenia)'라고 한다. 근육을 의미하는 사코(sarco)와 감소를 의미하는 페니아(penia)의 합성어다.

공동 연구팀은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근육 조직에서 세라마이드와 다른 스핑고지질 분자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관찰했다.

근육 감소 일으키는 스핑고지질, 식단과 운동으로 해결해야

그러면 해답은 간단하다. 근육 손실을 일으키는 지질 세라마이드를 줄이는 일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세라마이드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인 미리오신(myriocin)을 노화된 쥐에 투여했다.

그 결과 쥐의 근감소증을 늦추고 근력을 유지하고, 몸의 균형과 달리기 능력을 향상시켰다. 쥐의 줄기세포가 성숙한 근육섬유로 분화되어 근력과 속도를 유지하는 백색근섬유가 증가했다.

특정 호열성 진균에서 유래한 비단백질성 아미노산인 최근 비단 근육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노화 및 관련 질병을 예방하는 ‘떠오르는 신물질’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피터슨 교수는 운동과 식단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섭취하는 음식이나 신체 활동과 같은 생활 습관과 행동 요인들이 악력의 약화와 노화 가속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조사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한 식습관은 매우 중요하지만, 나는 규칙적인 운동이 일생 전반에 걸쳐 건강을 보존하기 위해 누군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음식은 약보다 훨씬 낫다. 먹는 음식이 중요하다. 그리고 금연과 금주 등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여기에 운동을 곁들이는 것이 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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