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 속 차량용 반도체 구원투수로 떠올라
반도체업계, 스마트폰·PC 반등 예의주시하며 전략 다변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내 전기차 충전시설에서 테슬라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내 전기차 충전시설에서 테슬라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세계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반도체 산업이다.

그럼에도 차량용 반도체 분야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올해에도 전기차 흐름이 이어지면서, 관련 수요가 견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 목표를 높게 설정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PC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쪼그라든 것과 대비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당분간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일부 기업들은 올 상반기 적자를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WSJ는 "많은 부문에서 반도체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전기차)"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세계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2030년 연간 200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30만대를 생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전기차를 더 많이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약 70만개의 12인치 웨이퍼를 사용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800만개의 웨이퍼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내연기관차보다 많다.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전환을 더 많이 할수록 그만큼 관련 반도체 제품 수요도 늘어난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자동차 기능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소비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21년 기준 자동차에 투입된 평균 반도체 수는 1200개로, 2010년의 두 배를 기록했다.

이에 네덜란드 NXP세미컨덕터와 독일 인피니온, 미국 아날로그디바이시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NXP의 경우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판매가 전년에 비해 25% 증가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15% 성장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차지하고 있는 아날로그디바이시스는 지난해 관련 부문에서 연간 29%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WSJ는 "반도체 업계는 늘어나는 차량용 수요와, 향후 반등할 PC 및 스마트폰 수요를 살펴보며 폭넓게 대응하고 있다"라며 전략을 다변화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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