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李强) 신임 총리 선출

중국의 제14기 양회 1차 회의가 13일 막을 내리자 전인대 대표와 정협위원들이 각자의 고향과 직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회장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나서고 있다.[사진제공=신화통신]
중국의 제14기 양회 1차 회의가 13일 막을 내리자 전인대 대표와 정협위원들이 각자의 고향과 직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회장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나서고 있다.[사진제공=신화통신]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약칭 전인대와 정협)의 제14기 1차 회의가 올해도 예외 없이 3월 초에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린 후 각각 8일과 9일 일정을 마치고 13일 폐막했다.

이번 양회는 5년 회기를 시작하는 1차 연도 회의였던 만큼 관례대로 우선 새 국무원(정부) 구성을 위한 인선을 완료했다. 또 당정 기구 개편안도 논의, 확정했다.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전인대(국회에 해당)는 리커창(李克强. 68) 총리의 후임으로 리창(李强. 64) 신임 총리를 11일 선거로 선출했다.

이어 다음날 그가 지명한 부총리와 국무위원, 부장(장관) 선거도 마무리 지었다. 이로써 2028년 3월까지 중국을 이끌어갈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체제의 3기 헌법 기구 인선은 깔끔하게 완료됐다.

언론에 따르면 국무원 부총리에는 딩쉐샹(丁薛祥. 61)을 비롯해 허리펑(何立峰. 68), 류궈중(劉國中. 61), 장궈칭(張國淸. 59) 등이 선출됐다. 이들 중 시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딩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권력 서열에 따라 상무부총리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리상푸(李尙福. 65) 신임 국방부장, 왕샤오훙(王小洪. 66) 공안부장, 우정룽(吳政隆. 59) 신임 국무원 비서장, 선이친(諶貽琴. 63. 여성) 전 구이저우(貴州)성 당 서기, 친강(秦剛. 57) 외교부장이 부총리급의 국무위원으로 선출됐다.

이들 중 단연 주목되는 인물은 친 국무위원이 아닌가 보인다. 지난해 말 주미대사에서 외교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도 모자라 3개월여 만에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 국무위원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경제 각료 중에서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이강(易剛. 65) 행장과 류쿤(劉昆. 67) 재정부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자리를 지켰다. 특히 이강 행장의 유임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0년 인민은행 부행장에서 중신(中信)증권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주허신(朱鶴新. 55)의 친정 복귀는 물거품이 됐다.

이 행장과 류 부장 이외에도 이미 5년 임기를 넘긴 왕즈강(王志剛. 66) 과학기술부장, 리샤오펑(李小鵬. 64), 마샤오웨이(馬曉偉. 64)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 역시 유임됐다.

반면 리창 총리 취임과 함께 리커창(李克强. 68) 전 총리와 류허(劉鶴. 71), 쑨춘란(孫春蘭. 73) 두 전 부총리는 완전히 은퇴하게 됐다. 그러나 한정(韓正. 69) 전 상무부총리는 국가부주석에 만장일치로 선출되면서 기사회생했다.

또 정치국 위원에서 지난해 10월 열린 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매 5년마다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중앙위원으로 강등된 후춘화(胡春華. 60) 부총리는 정협 서열 2위의 부주석에 당선되면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한때 강력한 총서기 후보로 거론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처지가 됐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정치 무상’이라는 말을 곱씹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양회는 중국이 미국에 버금 가는 G2에서 확실한 G1으로 가는 여정에 힘을 실어줄 중차대한 시기에 최고 지도부를 인선하고 주요 국가 운영 방침 등을 논의했기 때문에 의미도 남다르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의미는 시황제로까지 불리게 된 시 주석의 집권 3기 체제를 마치 철옹성처럼 확고부동하게 구축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그가 10일의 이번 전인대 제3차 전체 회의를 통해 국가주석 및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만장일치 선출된 사실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인해 중진국 함정에 빠진 채 허덕이는 것으로 보였던 경제의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장(場)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의 3% 남짓했던 성장률을 5% 안팎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이나 리 신임 총리가 전인대 폐막식 연설에서 민영 기업의 재도약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강조한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대비 7.2% 늘어난 1조5537억 위안(元. 293조 원)의 국방비 역시 0.1%P 증가에 그쳤으나 나름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웬만한 일부 유럽 강소국들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많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인건비나 첨단 장비 및 무기 제조 원가가 미국의 20∼30%에 불과하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는 미국 국방비에 비해 엄청나게 적다고 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