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FTC, 상품 규정 위반으로 바이낸스 제소
자오창펑 대표, 즉각 반발..."근거없는 주장"
FTX 파산 이후 바이낸스 독점 규제 강화한 듯

사진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의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지난해 파산한 이후 바이낸스의 독주 체제가 강화되자 미 당국이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CFTC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가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미국인을 상대로 거래하는 플랫폼은 기관에 등록을 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법인인 바이낸스US와 달리 본사인 바이낸스는 기관 등록을 하지 않고 미국인을 상대로 거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CFTC의 주장이다.

CFTC의 소장에 적시된 바이낸스의 내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19년 8월 전체 수익의 16%가, 2020년 6월 전체 수익의 18%가 미국인으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틴 베남 CFTC 회장은 바이낸스가 수년간 해당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자금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회피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바이낸스는 입장문을 통해 “회사는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고객확인절차(KYC) 시스템과 자금세탁방지(AML)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인 이용자를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자오창펑 CEO도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입장문을 게재하며 ‘4’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4’는 자오창펑 CEO가 2023년을 맞아 결심한 내용 중 네 번째 항목을 의미한다.

앞서 자오창펑 CEO는 지난 1월 ①교육 ②규제준수 ③상품과 서비스 등 3가지 항목을 해야할 일로 제시했으며, ④근거없는 소문(FUD)·가짜 뉴스·거짓 공격은 무시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예컨대 자오창펑 CEO가 CFTC의 소송을 근거없는 공격이라고 맞대응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미 당국이 바이낸스를 견제하기 위해 소송이라는 규제 수단을 꺼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FTX가 파산했고, 바이낸스가 FTX 거래소 이용 수요를 독점하자 당국이 나섰다는 이야기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현물거래 시장에서 바이낸스의 점유율은 지난 1월 59.4%에서 2월 61.8%로 증가했다.

바이낸스의 현물 거래량은 5040억달러로, 2위인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399억달러) 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욕금융감독청(NYDFS) 등 규제기관이 스테이블코인(가격변동성이 적은 가상자산) 바이낸스달러의 발행 중단 조치를 내렸음에도 바이낸스의 점유율이 증가한 것이다.

제이콥 조셉 크립토컴페어 애널리스트는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에도 시장 참여자들은 가장 큰 거래소를 안전한 거래소로 평가한다”며 “이에 바이낸스가 피난처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연이은 미 당국의 규제 조치로 바이낸스에 대한 안정성이 재평가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실제 WSJ에 따르면 스위스에 본사를 둔 크립토 파이낸스의 패트릭 호이서 최고상업책임자는 그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낸스와의 관계를 끊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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