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직원 수 작년 77.2만명, 전년보다 약 5000명 감소
인건비는 2021년 74.7조원→2022년 77.1조원으로 증가
부담 가장 커진 곳은 '현대차', 1년새 인건비 11.1% 불어나

서울 삼성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주요 대기업의 '고임금·저고용'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인건비는 전년 대비 2조원 넘게 증가했지만, 고용은 5000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임직원 인건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현대자동차였고, 임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이었다.

30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위와 같은 내용의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 2019년~2022년 4개년 인건비·고용·평균 연봉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주요 12개 업종별 매출 10위권에 포함되는 대기업 120곳이다.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국내 대기업 120곳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77만2068명이다. 연구소는 "2019년 이후 가장 적은 수"라고 말했다.

실제 이들 기업의 임직원 수는 2019년 77만9365명에서 2020년 77만5310명으로 0.5% 줄었다. 이후 2021년에는 77만6628명으로 0.2% 많아졌다가 지난해 0.6% 줄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수준은 높아지는 추세다. 2019년 64조3282억원이었던 것이 2020년 66조2873억원으로 늘어났고, 2021년 74조7720억원에서 지난해 77조1731억원으로 또 증가했다.

연구소는 "대기업에서 인건비가 증가하면 직원 수가 많아진다는 고용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해보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 새 임직원 인건비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현대차였다. 이 회사의 임직원 급여 총액은 2021년 6조8872억원에서 지난해 7조6487억원으로 7615억원(11.1%)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3조3379억원에서 4조601억원으로 1년 만에 인건비가 7221억원(21.6%) 증가했다.

임직원 평균 보수가 최고 수준을 보인 곳은 메리츠증권이었다. 이 회사의 2022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임직원에게 지급한 1인당 평균 급여는 2억29만원 수준이다. 2021년에도 2억492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NH투자증권(1억7500만원), 에쓰오일(1억7107만원), SK텔레콤(1억4442억원), 미래에셋증권(1억4056만원), 금호석유화학(1억4012만원), 카카오(1억3900만원), 삼성화재(1억3655만원), 삼성전자(1억3536만원), SK하이닉스(1억3384만원) 등이 뒤를 따랐다.

같은 기간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오른 곳은 120곳 중 92곳이었다. 이 가운데 에쓰오일은 임직원 평균 급여 상승률이 49%로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에쓰오일의 2021년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478만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1억7107만원으로 5629만원 많아졌다.

한편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자동화 및 기계화 시스템 도입이 증가하면서 국내 대기업에서 단순히 인건비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라며 "다양한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고용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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