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의 작은 섬 모리셔스의 생태계 붕괴 현장
식물들 씨앗 퍼뜨리기 위해 동물 이용… 동물 멸종되니 식물도 멸종 위기
모리셔스 과일박쥐는 이곳이 마지막 서식처

과일박쥐는 인수공통전염병을 매개하는 혐오의 동물로 간주된다. 그러나 생태계에서 이 동물은 식물의 씨았을 퍼뜨려 번식을 확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일박쥐는 인수공통전염병을 매개하는 혐오의 동물로 간주된다. 그러나 생태계에서 이 동물은 식물의 씨았을 퍼뜨려 번식을 확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IUCN]]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인도양의 한 작은 섬 모리셔스(Mauritius)에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섬 고유 식물과 동물들이 많이 살고 있다.

많은 열매를 맺는 식물들은 씨앗을 퍼뜨리기 위해 동물에 의존한다. 때문에 이 독특한 생태계는 식물과 동물 간에 매우 깊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신혼여행지로, 그리고 휴양지로 더 잘 알려진 모리셔스의 동식물들은 앞으로 수십 년 내에 대량 멸종의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모리셔스 동물과 식물 모두 멸종위기에 처해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연구원들이 그 이유를 캐기 위해 이 섬의 초식동물 공동체 구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추적에 나섰다.

연구를 이끈 거시생태학(macroecology) 전문가이자 기후 및 진화학자인 줄리아 하이넨(Julia Heinen) 교수는 "많은 식물들, 특히 모리셔스와 같은 열대 섬의 식물들은 씨앗을 퍼뜨리기 위해 동물들에 의존한다”고 강조했다.

하이넨 교수는 “따라서 만약 씨앗을 퍼뜨리는 것을 도울 수 있는 동물들이 멸종된다면, 식물들도 같은 문제에 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하이넨 교수는 “왜냐하면 사람들이 섬에 데려온 동물들이 씨앗을 대신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섬에 남아있는 식물들의 멸종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섬에 새로운 동물들을 도입하는 것이 반드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부정적인 피드백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도도새와 다른 모리셔스 섬 동물들이 멸종된 후, 다른 동물들이 이 섬에 도입되었다. 이들 동물 가운데 일부는 사람들이 데려왔고, 또 일부는 스스로 가는 길을 찾아 이곳 섬으로 왔다.

하이넨 교수는 “그러나 그 동물들은 이 섬의 생태계에서 멸종된 동물들의 기능을 대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를 이끈 거시생태학(macroecology) 전문가이자 기후 및 진화학자인 줄리아 하이넨(Julia Heinen) 교수는 특히 섬 지역의 생태계 연구로 유명한 학자다. 
이 연구를 이끈 거시생태학(macroecology) 전문가이자 기후 및 진화학자인 줄리아 하이넨(Julia Heinen) 교수는 특히 섬 지역의 생태계 연구로 유명한 학자다. 

"지금은 쥐, 돼지, 원숭이 그리고 다른 종류의 새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로 같은 과일을 먹는다. 그러나 이 동물들은 그 과일들을 다른 방법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식물의 번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도도새 대신 다른 동물 데려왔지만 제대로 기능 못해

"만약 우리가 도도새와 같은 한 종을 섬에서 제거한다면, 우리는 다른 종과의 연결을 파괴하는 것이 된다. 마치 카드로 만든 집(house of cards, 위태로운 상황이나 불안정한 계획) 과 같다. 그러면 모리셔스에서 도도새와 다른 동물들이 그 열매를 먹었던 식물들도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된다”

하이넨 교수는 “쥐가 섬에 도착하면 큰 문제가 된다. "그들은 인간들이 이곳에서 들어올 때 배에 숨어서 들어왔다. 씨앗을 먹어 파괴하지만, 또 새의 알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400년 전 인간이 쥐와 돼지를 데리고 이곳에 도착한 이후 모리셔스의 민감한 생태계는 커다란 영향을 받아왔다. 그러나 몇몇 다른 동물들은 생태계가 계속 작동하도록 도와주었다.

모리셔스 과일박쥐는 매우 독특한 동물이다. 그러나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로 섬 전체에 식물을 퍼뜨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남아있는 동물 중 하나이다.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당국은 박쥐들이 시끄럽고 사람들의 뒷마당에 있는 망고를 먹기 때문에 죽이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하이넨 교수는 "당국은 생태계라는 과학을 무시해 이를 방치했다. 모리셔스는 과일박쥐가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사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이넨 교수는 “우리는 아직 전 세계 섬들에서 멸종을 막을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우리가 날여우(flying foxes) 도살을 중단하고 모리셔스 불불(Mauritian Bulbul: 직박구리새, 나이팅게일)에 초점을 맞춘 보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텔페어 스컹크(Telfair’s skink)를 계속 보호한다면 모리셔스에서 토종 식물들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 최근호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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