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 “숨겨진 심리적 지표, 주택 시장에 영향 미칠 것”
“공급과 수요, 금융기관 정책과 관련 없이 주택 가격 상승 시켜”,
고국에서 인플레이션 경험한 이민자에서도 나타나
인플레이션 큰 충격 없는 프랑스 독일, 주택 보유 비율 반에 못 미쳐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때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경제적 행위는 무엇일까? 14일(현지시간) 과학 전문 사이트 피스닷오르그(phys.org)에 따르면 집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학 매체는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UCSD) 레이디 경영대학원(Rady School of Management)의 연구를 인용해 높은 인플레이션 기간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집을 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도했다.

국제 학술지 ‘’금융 저널(The Journal of Finance)에 게재될 이 연구 논문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노출된 가구가 부동산에 투자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사용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때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경제적 행위는 집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인플레이션 기간을 경험한 사람들은 심리적인 경제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집을 살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사진=UC San Diego]
최신 연구에 따르면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때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경제적 행위는 집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인플레이션 기간을 경험한 사람들은 심리적인 경제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집을 살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사진=UC San Diego]

높은 인플레이션에 노출되면 심리적으로 주택 구입 경향 강해

연구팀은 가정을 꾸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미래의 가격 상승 가능성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동기부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임대 대신 구매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이 주택 소유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밝힌 첫 번째 연구라고 그들은 강조했다.

공동 저자인 레이디 대학원의 경제 전략 전문가인 알렉스 스타이니 웰조(Alex Steiny Wellsjo) 교수는 "우리는 사람들이 임대 대신 구매를 선택하는 한 가지 이유는 임대료와 집 값을 모두 상승시킬 수 있는 미래의 인플레이션에 대해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웰조 교수는 "과거에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어본 사람들은 미래에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주택 소유자가 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정 금리 모기지로 자금을 조달하여 미래의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더욱 보호할 수 있다면 더욱 주택 구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그녀는 전했다.

웰조 교수는 현재 전 세계 사람들이 겪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주택 시장 경기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의 논문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기간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몇 년 동안 주택에 대한 더 높은 수요를 가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세계 주택 가격도 오를 것”

사람들이 왜 주택 소유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알기 위해 웰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 6개국(오스트리아,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의 700명의 주택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에서 연구팀은 응답자들에게 ▲ 집을 사야 하는 큰 이유가 무엇인지, ▲ 개인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 미래의 인플레이션에 대해 걱정하는지, ▲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집을 사기로 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대상자 중 50%는 "인플레이션이 있을 때 부동산은 좋은 투자"라고 답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사람들은 미래에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가능성이 21% 더 높았고, 인플레이션이 집을 사기로 한 자신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가능성이 7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큰 충격 없는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는 주택 보유 비율 절반도 안돼

연구를 이끈 레이디 경영대학원의 경제 전략 전문가인 알렉스 스타이니 웰조 교수. 그녀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세계 주택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자들은 유럽 22개국 22만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럽중앙은행의 가계금융 및 소비조사(European Central Bank's Household Finance and Consumption Survey) 자료도 활용했다. 이 자료는 과거 인플레이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일반 가구의 경우 인플레이션 경험이 2%에서 5.4%로 늘어나면 구입 가능성은 65%에서 75%로 증가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노출 경험 여부는 한 국가 내, 또는 국가 간 주택 소유 구성 비율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원들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비교적 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지 않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우 절반 미만의 가구가 집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의 역사를 가진 나라의 경우 상황은 많이 바뀐다.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의 경우 85% 이상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물가 안정성이 더 높은 프랑스는 주택 소유 비율이 57%에 불과하지만, 인플레이션 역사가 긴 이웃 국가인 스페인은 82%가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웰조 교수는 "주택 구입 관련 가격, 공급, 그리고 인구 통계와 마찬가지로 금융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는 가구가 경험한 경제 역사, 특히 인플레이션 경험이 주택 구입 가능성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지표”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이민자들에 게서도 나타났다. 고국에서 느낀 개인적 인플레이션 경험은 주택 소유 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만큼 충분히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지역사회 설문조사(ACS: American Community Survey)의 데이터를 이용해 미국으로 이민 온 가장들을 확인했다.

이들을 통해 연구팀은 모국에서 사는 동안 체험한 인플레이션 경험과 이민 후 주택 구매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계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평생 동안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가장들은 주택 소유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자들은 "이전의 인플레이션 경험과 주택 구매 선택 사이의 관계는 주택 시장 상황이나 현재의 경제 상황 또는 다른 경제 지표에 의해 설명될 수 없다. 높은 인플레이션 영향은 주택 시장에 눈에 보이지 않는 오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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