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사망 위험 비율 높고 재정적으로 취약한 계층 많아
‘장기 코로나’ 증상 환자 비율도 가장 많아
무료 코로나 지원 제공하는 PHEIC, 5월 11일 종료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미국의 히스패닉계 감염 비율은 대단히 높았다. 그러나 일부 연방 지원이 곧 만료될 예정이어서 히스패닉계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American Heart Association]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미국의 히스패닉계 감염 비율은 대단히 높았다. 그러나 일부 연방 지원이 곧 만료될 예정이어서 히스패닉계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American Heart Association]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미국의 히스패닉계 감염 인구는 불균형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4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연방 지원이 곧 만료될 예정이어서, 코로나19가 히스패닉계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이틀 만인 2020년 1월 22일부터 2020년 5월 30일까지 전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30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 비중은 19%, 감염자 수는 3분의 1 차지

당시 인종에 따른 분석 가능한 데이터를 보면 거의 60만 건 가운데 약 3분의 1이 히스패닉계였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버밍엄에 있는 앨라배마 대학의 전염병학자인 베르타 이달고(Bertha Hidalgo) 교수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미국에 거주하는 라틴계 가족 구성원들이 상당한 고통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부족과 전염병으로 악화된 식량 불안을 포함한 격차는 라틴인들에게 계속해서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종 별 데이터에 따르면 히스패닉이 감염자 수의 24.3%를 차지하고 있다. 히스패닉 인구는 미국 인구의 19%에 불과하다.

지난 4월 중순 CDC 자료에 따르면 이는 미국 인구의 약 60%를 차지하는 비 히스패닉계 백인 환자가 차지하는 53.8%와 대비된다.

CDC 데이터는 또한 히스패닉 인구는 미국 전체 코로나19 사망자의 16.8%를 차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달고 교수는 히스패닉 사람들은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육류 포장 공장과 창고를 포함하여 붐비거나 환기가 잘 되지 않는 환경에서 많은 직업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가 감염 위험 높은 육류 포장 공장이나 창고에 근무

이달고는 "(히스패닉처럼) 노동력을 불균형한 사람들은 고품질 마스크를 구입하거나 집에서 신속한 테스트를 위해 비용을 지불할 재정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과 정부의 물품 구매를 포함하여 다양한 무료 코로나 지원을 제공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가 5월 11일에 종료된 후에는 재정적 스트레스 요인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앨라배마 대학의 전염병학자 베르타 이달고(Bertha Hidalgo) 교수.

정부가 구매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공급이 지속되는 한, 보험 적용 범위에 관계없이 이 품목은 누구에게나 여전히 무료일 것이다.

그러나 민간 보험사와 메디케어(Medicare)는 더 이상 재택 검사를 보장하지 않는다. 메디케어는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노인의료보험제도다. 사회보장세를 20년 이상 납부한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에게 연방 정부가 의료비의 50%를 지원한다.

반면 메디케이드(Medicaid)에 등록된 사람들은 2024년 9월까지 무료 테스트를 계속 받을 수 있다. 메디케이드는 소득이 빈곤선의 65% 이하인 극빈층에게 연방 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달고 교수는 PHEIC 지원 종료가 라틴계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현재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녀는 현재 6200만 명을 넘어 계속 증가하는 히스패닉 인구의 건강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사회 지도자, 지역 단체, 옹호자 및 과학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히스패닉계, ‘장기 코로나’ 증상자들도 많아

과학적 측면에서 볼 때 국립 보건원(NIH)의 코로나 복구 강화 프로젝트(Researching COVID to Enhance Recovery project)에 의한 두 가지 최근 연구에 따르면, 흑인 및 히스패닉 코로나19 생존자는 장기 코로나(long COVID)와 관련된 더 많은 증상과 건강 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장기 코로나로 히스패닉 사람들이 백인 성인보다 두통과 가슴 통증과 같은 문제를 가질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가계동향조사(Household Pulse Survey)의 최근 추정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인 히스패닉 성인 29%가 장기 코로나 증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밀워키에 위치한 위스콘신 의과대학의 심장 전문의 호르헤 소세도(Jorge Saucedo) 교수도 “히스패닉계 사람들 사이에서 당뇨병과 비만과 같은 특정 심혈관계 위험 요소가 많이 나타나는 것도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세도 교수는 당뇨와 비만 두 질병 모두 CDC가 “코로나19로 인해 매우 아플 가능성이 높은” 질병 목록에 올라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고 교수는 “정부 지원 중단이 임박했다는 것은 전염병이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를 위협으로 보고 군중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신 접종에 대한 최신 정보를 유지하는 것을 포함한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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