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대만침공 시 북한 움직임 촉발, 동북아지역에서의 전장 확대 불가피
러우 전쟁에서 폴란드나 EU국가 감수 위험보다 더 클지도

중국군이 지난해 8월 4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 대만해협 동부 포사격 훈련모습을 공개하는 등 미국과 대만을 동시에 겨냥한 전례 없는 화력 시위를 벌였다. [사진/중국 동부전구 웨이보 계정 캡쳐=연합뉴스]]​
중국군이 지난해 8월 4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 대만해협 동부 포사격 훈련모습을 공개하는 등 미국과 대만을 동시에 겨냥한 전례 없는 화력 시위를 벌였다. [사진/중국 동부전구 웨이보 계정 캡쳐=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중국이 지난 4월 8일부터 사흘 동안 군용기 232대와 군함 32척, 항공모함 등을 동원하여 대만을 공격 하는 훈련을 실시하였다.

훈련을 마치며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 대변인은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에서 각 항목의 임무를 원만히 완성하고 실전 조건 하에서 부대의 여러 군종이 일체화 한 연합작전 능력을 전면 점검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이 훈련의 목적이 대만에 대한 실질적인 공격작전을 사전연습 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지난 74년 동안 여러 차례 시도되었고 1954년에 감행된 포격전은 수년간 계속되기도 했다.

그러나 1971년 중국이 유엔에 가입하고 1991년 소련 멸망 후 공산주의의 위기가 다가 왔던 1992년, 대만과 소위 ‘하나의 중국’에 합의한 ‘92공식’(九二共識)이 있은 후 긴장이 완화되는 추세였으나 여전히 평화는 정착되지 않았고 대만의 집권당이 중국 본토에 대해 어떤 정책을 택하느냐에 따라 수시로 변화되었다.

중국의 위협과 긴장 조성이 극대화된 것은 2022년 10월 시진핑 주석의 세 번째 임기 시작과 함께였다. 시주석은 당 대회 개막 연설에서 대만 통일 완수를 위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재천명하였고 당 대회 폐막일 발표된 당 헌법 당장(黨章)의 개정안에 “대만 독립을 확고히 반대하며 억제한다.”는 내용이 등장하였는데 이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제도) 방침에 따라 조국 통일 대업을 완성한다.”는 기존 문구보다 한층 더 강경한 것이다.

예견된 것이었지만 4월 초,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차이 총통이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그 다음날부터 중국은 이러한 대규모 대만 봉쇄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중국은 2백3만5천 명의 병력과 3천 2백 27대 이상의 항공기, 9천8백 34문의 포병, 59척의 잠수함과 86척의 수상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규모는 세계 최대이고 기술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대만은 16만 9천명의 병력과 504대의 항공기, 2천93문의 야포, 4척의 잠수함, 26척의 수상함을 보유하고 있어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약세이다. 더군다나 중국은 현재 400여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사막지역에 100개 이상의 새로운 사일로를 건설하고 있다. 그리고 금년 8월경에는 극초음속 핵미사일을 보유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4개월의 복무 기간도 길다하여 몸무게를 과도하게 늘이거나 줄여서 복무를 피하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설마 중국이 공격하겠느냐?”는 여론이 2/3를 차지하는 대만은 애초부터 중국의 상대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이 중국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저항할 수 있는 것은 이 지역에서의 분쟁발발은 자연스럽게 주변국가로 확산되고 미국의 개입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감히 미국을 상대로 한 전쟁을 중국이 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2022년 10월 발간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 에서는 탈냉전 시기는 끝났으며 중국을 국제질서를 재편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유일한 경쟁자라고 규정함으로써 중국이 미국의 첫 번째 위협국가임을 분명히 하고 있고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개입할 것임을 여러 차례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경고를 내정간섭이라고 하며 미국이 중국의 생존과 번영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 공격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들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가 파괴되었을 때의 불어 닥칠 글로벌적 재앙을 중국이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반도체 생산능력의 확충 속도나 독자 개발 능력을 볼 때 조만간 미국 주도의 반도체 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 생존이 가능해 질 것이기에 중국 공산당은 1국가 건설을 위한 속도를 바짝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쟁불사 태세는 내년 초로 다가온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에서 친 중국 정권 탄생을 위한 압박 차원에서 금년 한 해 계속 이어질 것이고 만일 현재의 대만 정권이 계속 집권하게 될 경우 중국은 러시아의 푸틴과 같은 무모한 짓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미국과 양자 안보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자연스럽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그 수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폴란드나 유럽연합 국가들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보다 훨씬 강하고 직접적으로 다가 올 것이다.

그것은 중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북한의 움직임을 촉발할 것이고 이는 결국 동북아지역에서의 전장 확대를 불가피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최선의 바람은 동북아에서의 세력균형과 현상유지이지만 지금 중국의 움직임이나 대만의 대응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위기가 점차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데 이를 직시하고 한마음이 되어 극복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민심이 여전히 제각각인 것이 너무나 위태롭기만 하다.

* ‘92공식’(九二共識): 중국과 대만의 양안 접촉 창구인 해협회(海協會: 海峽兩岸關係協會)와 해기회(海基會: 海峽交流基金會)가 1992년 합의한 양안협상 원칙(‘하나의 중국’원칙)을 말한다. 이 원칙에 대한 양국의 해석은 큰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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