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전자 미 법인 실적 조사
매출 고른 성장세...당기순익서 현대차 날고 삼성·SK·LG 울상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사진=현대차]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국내 4대 기업의 미국법인이 낸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업종별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순익은 전년 대비 급증한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 산업이 강세를 보인 것과 달리 반도체를 비롯한 IT·전자 산업은 움츠러든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4대 기업이 미국 현지에 설립한 법인의 경영 실적을 분석해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국내 4대 그룹의 간판급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전자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며 미국 현지에 세운 핵심 해외법인 4곳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Samsung Electronics America, Inc.(SEA)', SK하이닉스는 'SK hynix America Inc.(hynix America)', 현대차는 'Hyundai Motor America(HMA)', LG전자는 'LG Electronics U.S.A., Inc.(LGEUS)'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지난해에 올린 총 매출은 115조7266억원이다. 전년도(96조6482억원)보다 19.7%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차 미 법인이었다. 이 기간 현대차 미 법인의 매출은 22조8831억원에서 33조6840억원으로 47.2% 이상 불어났다. 

다른 기업의 미 법인 매출도 고른 성장세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 미 법인은 13.8%, 삼성전자는 10.4%, LG전자는 10.4% 수준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당기순익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는 질주한 반면, IT·전자 사업에 주력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는 울상을 지었다.

현대차 미 법인의 2021년 당기순익은 1조284억원이었다가 지난해 2조5494억원으로 늘었다. 상승률은 147.9%에 달한다.

한국CXO연구소는 "무엇보다 HMA가 지난 2018년(-3301억원)과 2019년(-609억원)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과 2022년에 조 단위 순익을 올리는 반전을 이뤄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 미 법인은 2021년 대비 지난해 순익이 70%(8239억원→2196억원) 넘게 감소했다. 

LG전자 미 법인도 20%(2523억원→1916억원) 이상, SK하이닉스 미 법인도 13%(672억원→581억원) 이상 순익이 줄었다.

국내 4대 기업이 설립한 미국 핵심 법인의 최근 5년간 당기순익 변동 [자료=한국CXO연구소]

한국CXO연구소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 중 전기차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는 최근 경영 성적표가 호전되고 있는 반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하는 IT 업체들은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은 금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현재 반도체를 비롯한 IT 기업들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반면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 시장 확대와 고부가 차종 판매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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