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 박테리아가 '푸코스'라는 당 소화 많이 하면 면역 기능 약해져
감염에 저항하는 T세포 수 감소해
암을 비롯해 다른 전염병에 대한 mRNA 백신 개발에 새로운 도움 줘

일본의 한 연구팀에 따르면 푸코스라는 당을 분해하는 내장 박테리아가 코로나19 mRNA 백신에 대한 우리의 면역 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백신을 접종하기 전 장내 세균에 의한 푸코스 소화 증가가 백신 접종에 의해 활성화되는 T세포의 수가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사진=​​​​​​​Harvard Medical School]
일본의 한 연구팀에 따르면 푸코스라는 당을 분해하는 내장 박테리아가 코로나19 mRNA 백신에 대한 우리의 면역 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백신을 접종하기 전 장내 세균에 의한 푸코스 소화 증가가 백신 접종에 의해 활성화되는 T세포의 수가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사진=​​​​​​​Harvard Medical School]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연구소(OIST)의 연구원들이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푸코스(fucose)라고 불리는 당을 분해하는 내장 박테리아가 코로나19 mRNA 백신에 대한 우리의 면역 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백신을 접종하기 전 장내 세균에 의한 푸코스에 의한 소화 증가가 백신 접종에 의해 활성화되는 T세포의 수가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T세포는 특정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의해 활성화되며, 감염과 싸우기 위해 증식하는 중요한 혈액 면역 세포의 한 유형이다.

푸코스 소화 증가하면 면역 기능의 T세포 수 감소

지난 20일 과학 저널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우리의 내장에 있는 수조 개의 박테리아(장내 세균 그룹: gut microbiome)가 우리의 면역 건강에 중요한 미친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이 연구는 왜 꼭 같은 백신을 접종하지만 효과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 준다.

이 연구를 OIST의 면역 신호 단당 책임자인 히로키 이시카와(Hiroki Ishikawa) 교수는 "같은 백신을 맞은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수준의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람들이 왜 그렇게 크게 다르게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개인이 백신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고, 아마도 면역 반응을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일차적으로 코로나19 화이자 mRNA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결과는 다른 전염병은 물론, 심지어 암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다른 mRNA 백신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연구팀은 오키나와에 거주하는 96명의 건강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첫 번째 백신 접종 전부터 두 번째 접종 후 한 달 후까지 대변 샘플과 여러 개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조사했다.

암을 비롯해 다른 전염병 mRNA 백신 개발에 새로운 신호탄

그리고 개인의 T세포와 항체 수준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혈액의 면역 세포와 장내 세균의 유전자 조사를 포함해 광범위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항체 수준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T세포 반응이 낮은 사람들이 푸코스 소화 활성이 높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또한 T세포 반응이 약한 사람들은 예방접종을 하기 전에 FOS와 ATF3라는 두 유전자의 발현이 더 높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 유전자들은 혈액 면역 세포에 의해 발현되며 AP-1 전사 인자라고 불리는 더 큰 그룹의 일부인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이전의 연구에 따르면 AP-1 전사 인자는 T세포의 생존과 활동을 통제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이 두 단백질의 정확한 역할과 기능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백신을 접종하기 전 FOS와 ATF3의 발현이 높은 사람들은 또한 푸코스 소화 활성이 높은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이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이 FOS와 ATF3를 포함하는 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공동 저자인 박사 과정의 마사토 히로타(Masato Hirota)는 "그 메커니즘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푸코스 소화가 혈액 면역 세포에서 FOS와 ATF3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이는 다시 코로나19 백신에 의한 반응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 박테리아가 면역 체계의 전반적인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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