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조상이 바다에서 육지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눈 깜빡임
망둥이 눈 깜빡임 이유, 인간과 육지의 네발동물과 같아
바다 동물과 육지 동물의 연결고리가 망둥이

최근 과학자들은 흥미로운 양서류인 이 말뚝망둥어가 우리의 조상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조상이 바다에서 육지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눈 깜빡임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진=어스닷컴]
최근 과학자들은 흥미로운 양서류인 이 말뚝망둥어가 우리의 조상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조상이 바다에서 육지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눈 깜빡임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진=어스닷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눈 깜빡이는 것을 좋아하는, 그래서 이름도 ‘블링킹 피시(blinking fish)’는 개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뚝망둥어(이하 망둥이)를 말한다. 정식 명칭은 진흙에서 산다고 해서 머드스키퍼(mudskippers)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눈을 감기는 하지만 이 망둥이는 사람처럼 눈을 깜빡이는 희귀한 어류 가운데 하나다. 또한 물고기인데도 불구하고 육상에서 활동할 수 있는 희귀한 생물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흥미로운 양서류인 이 망둥이가 우리의 조상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조상이 바다에서 육지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깜빡임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류 조상이 바다에서 육지로 나갈 수 있었던 이유

그들은 이 어류가 수생 생물에서 육상 생물로 발전하면서 눈 깜빡임이 어떻게, 그리고 왜 진화했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과 세턴 힐 대학의 과학자들이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이 특이한 망둥이를 오래 관찰한 끝에 이 물고기의 눈 깜빡이는 행동이 인간의 눈의 행동과 같은 목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발표된 이 연구는 눈 깜빡임이 약 3억7000년 전 네발동물(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를 포함한 동물)의 진화를 가능하게 한 핵심적인 특성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펜실베이니아의 생물학자 토마스 스튜어트(Thomas Stewart) 교수는 "동물들은 많은 이유로 눈을 깜빡이다. 깜박임을 통해 눈을 촉촉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을 돕고, 부상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을 돕고, 심지어 의사소통을 위해 눈 깜빡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튜어트 교수는 “눈 깜빡임을 허용하는 해부학적 변화는 대부분 연조직에 있기 때문에 이 행동이 어떻게 처음 진화했는지 연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연조직은 화석 기록에 잘 보존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눈 깜빡이는 행동을 독립적으로 발전시킨 망둥이는 인류 조상이 어떻게, 그리고 왜 눈 깜빡임이 육지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정기적으로 물을 떠나 사는 물고기에서 진화했는지를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생물학자 토마스 스튜어트 교수.

연구팀은 망둥이가 어떻게 눈을 깜박이도록 진화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고속 비디오를 사용하여 그들의 행동을 분석했다. 그리고 망둥이와 비슷한 친척이면서도 눈을 깜빡이지 않는 다른 물고기의 해부학적 구조와 비교했다.

육지동물이 눈 깜빡이는 이유와 꼭 같아

개구리의 눈처럼, 망둥이의 눈도 꼭대기에서 돌출되어 있다. 망둥이는 눈을 깜박일 때는 순간적으로 안구를 "피부 컵(dermal cup)"이라고 알려진 신축성 있는 막으로 덮여 있는 구멍 속으로 집어넣는다. 흥미롭게도, 망둥이의 눈 깜빡임은 사람의 눈 깜빡임만큼 오래 지속된다.

공동 연구원인 세턴 힐 대학의 브렛 아이엘로(Brett Aiello) 생물학 교수는 “망둥이의 눈 깜빡임은 그들의 행동선을 바꾼 기존 근육의 재배치와 또한 새로운 조직인 피부 컵의 진화를 통해 가능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엘로 교수는 "복잡한 행동을 하는데 아주 기초적인 시스템이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면서 "눈 깜박임이라는 새로운 행동을 하는데 많은 진화가 필요하지는 않았으며, 이미 갖고 있던 것을 다른 방식으로 쓰기만 하면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망둥이가 눈을 깜박이게 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눈 깜박임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세심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망둥이가 눈이 건조할 때 더 자주 눈을 깜박이는 것을 발견했다. 눈물샘은 없지만 깜박임을 통해 눈을 촉촉하게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종의 보습을 위한 행동이다.

인간의 경우에는 눈물샘에서 눈물을 만들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해 눈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한다. 그러나 눈물샘이 없는 망둥이는 주변의 물과 피부에서 분비하는 점액질을 혼합해 눈물막을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과적으로, 망둥이가 눈을 깜박이는 것은 인간과 다른 사지동물과 유사하게 눈의 보호, 청소, 그리고 수분 유지의 세 가지 주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어트 교수는 "육지 생활로의 전환은 먹이 활동부터 호흡에 이르기까지 많은 해부학적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망둥이의 눈 깜박임은 사지동물이 육지 생활에 적응하며 진화한 속성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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