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의 종식이자 엔데믹의 시작
사실상 ‘풍토병’으로 굳어져… 일상 회복 속도도 더 빠르게 진행될 것
면역 늘고 중증 환자도 크게 감소… 새로운 변종들도 대부분 약해
염려했던 중국의 감염자, 사망자 급격 감소도 크게 작용

 코로나19 비상사태가 드디어 해제됐다. ​​​​​​​5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 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비상사태가 드디어 해제됐다. 5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 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5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1월 WHO가 코로나 19의 대유행 초기에 PHEIC를 선언한지 3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이는 사실상 팬데믹의 종식이자 엔데믹의 시작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이제 풍토병으로 굳어진 코로나19를 둘러싸고 그 대책 논의가 한층 활발히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감기 수준의 풍토병으로 굳어져… 일상회복 속도도 빨라져

또한 WHO의 비상사태 해제는 국내 방역과 의료체계에서도 일상회복 속도를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CNN을 비롯한 외신들은 일제히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이날 코로나19에 대해 내려졌던 PHEIC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으로, 이에 대한 해제는 3년 넘게 유행해온 코로나19의 위험이 전 세계적으로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제 더는 코로나19를 각국이 공동으로 '비상 대응'해야 할 감염병으로 여기지는 않아도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정한 질병의 유행이 PHEIC로 결정되면 이를 억제할 수 있도록 WHO가 각종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다.

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해제하자는 국제 긴급 보건규약 위원회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국제 긴급 보건규약 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더 유지할지, 해제할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토했다.

이날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위원회의 해제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3년 4개월 만에 종료됐다.

면역 늘고 중증 환자 급속 감소… 변종들도 대부분 약해, “인체 위험 감소”

PHEIC 해제 이유에 대해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사망자와 중증 환자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면역력을 가진 인구가 높은 수준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자는 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19가 변이를 일으키며 진화할 잠재적 가능성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이제는 코로나19를 장기적 관리 체제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위원회는 조언했으며,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WHO는 지난 1월 말 회의에서 PHEIC 해제 여부를 논의했다. 그러나 중국의 감염자 급증 등의 변수로 유지 결정을 내렸다.

특히 당시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전파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XBB.1.5가 급격히 확산한 점 등이 PHEIC 유지 여부를 가늠하는데 중요한 변수로 판단했다.

WHO의 PHEIC 해제 결정에는 작년 말 급증세를 보였던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최근 들어 현저히 줄어든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WHO 자료에 따르면 4주 단위로 묶은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올해 1월 말 기준 11만4000명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에는 다시 1만6000명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 정부는 당초 발표했던 엔데믹 로드맵대로 조만간 위기평가회의를 열어 위기 단계 하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위기 단계가 낮아지면 1주일인 격리 기간이 5일로 단축되는 등 방역과 의료 관련 조치가 완화된다.

정부는 지난 3월 말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WHO와 주요국의 비상사태 해제 상황을 감안해 위기단계 하향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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