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출퇴근, 생활 인프라 구축, 탄탄한 임대수요에 주목
HL디앤아이한라 등, 산업단지 배후지역에 명품 아파트 공급 잇따라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얼어붙었던 아파트 분양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각종 부동산규제가 대폭 풀리면서 분양시장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특히 개발호재가 풍부한 산업단지 배후에 조성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우선 분양 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5월 전국 32개 단지에서 총 3만102세대가 분양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1만6977세대) 늘어났다. 일반분양도 지난해(1만4947세대)보다 32%(1만9769세대) 증가한 규모다. 

◆ 약세장에도 '될 놈은 된다'

다만 분양시장이 모두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되는 곳만 되는’ 이른바 양극화 양상이 뚜렷하다.

직방에 따르면 올 3월까지 진행된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12개 단지 중 5곳만이 경쟁률 1대 1을 넘었다. 나머지 7곳은 미달이었던 것이다.

성공한 지역은 모두 개발호재가 풍부한 산업단지를 품고 있거나 주변시세에 비해 분양가격이 저렴한 단지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우선 지난 3월 경기 평택시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자이센트로’가 대표적으로, 평균 경쟁률 45.3대 1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배후단지라는 입지 조건과 합리적인 분양가가 청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분양한 청주 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A9블록)도 89세대 모집에 4296명이 몰리며 48.3대1의 경쟁률로 접수를 마감했다.

청주테크노폴리스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일대에 자리잡은 약 380만㎡ 규모 산업단지다. 테크노폴리스 일대 산업단지 배후 수요가 해당 단지 청약 흥행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초 청약을 진행했던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787세대 모집에 3454명이 몰려들며 평균 경쟁률 4.4대 1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 단지도 용인시 이동·남사읍에 조성될 반도체클러스터 계획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달 10일 진행된 ‘군산 한라비발디 더프라임’ 청약에도 588세대 모집에 1212명이 신청해 평균 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258㎡(전용면적 기준)의 경우  2세대 모집에 25명이 몰리며 12대1의 높은 경쟁률로, 뜨거운 청약전쟁을 예고했다. 

또한 115㎡가 4.3대1, 84㎡(A타입)이 3.21대1 등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HL디앤아이한라(주)가 전북 군산시 지곡동 126번지 일대에 짓는  ‘군산 한라비발디더프라임’은 지하 3~지상 29층, 7개 동에 ▲84㎡ A타입 305세대 ▲84㎡ B타입 157세대 ▲111㎡ 19세대 ▲115㎡ 26세대 ▲136㎡ 124세대 ▲258㎡ 2세대 등 총 633세대 규모다.

이 아파트의 최대 강점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인접한, 전형적인 직주근접형 단지라는 점이다. 반경 10㎞ 이내에 CJ제일제당 군산공장 등 67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군산일반산업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또 20㎞ 이내에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군산공장 등 210개 기업이 입주한 군산국가산업단지와 629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군산2국가산업단지가 있다. 특히 인근에 위치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는 군산 지역경제의 핵심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분양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지만, 개발호재·합리적인 분양가 등 확실한 강점이 있는 지역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산업단지 인근에 분양하는 단지들은 출퇴근하는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요층을 형성하는 데다 굵직한 개발호재가 이어져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인기가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군산 한라비발디 더프라임’ 투시도. [사진=(유)나눔디앤씨]
‘군산 한라비발디 더프라임’ 투시도. [사진=(유)나눔디앤씨]

◆ 직주근접형 아파트단지, 분양 이어진다

‘산업단지 배후 아파트 분양 불패’ 공식이 확산하면서 건설업체들은 산업단지 인근에 ‘직주근접형’ 아파트 공급을 서두르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주)는 다음달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산26번지 일원에서 아파트 ‘월명공원 한라비발디 온더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8개 동에 ▲76㎡ A타입 250세대 ▲76㎡ B타입 54세대 ▲84㎡ A타입 476세대 ▲84㎡ B타입 77세대 ▲122㎡ A타입 2세대 ▲122㎡ B타입 3세대 ▲133㎡ 타입 3세대 ▲134㎡ 타입 9세대 등 총 874세대 규모다.

단지 맞은편 청주일반산업단에 SK하이닉스와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입주해 있어 직주근접으로 손색이 없다.

또 SK하이닉스가 진행하는 15조 원 규모의 팹(공장) M15X 확장공사가 예정돼 있고, 청주 오창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54만㎡ 부지에는 1조 원대 국책사업으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될 예정이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부터 신소재 개발, 유전공학, 화학공업, 신약 개발,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에 활용되는 기술로 관련 기업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구축공사가 완료되면 6조7000억 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와 2조4000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13만7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도 기대된다. 

이밖에 제일건설은 경기 평택시 가재지구에서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2BL’(1152세대) 을 5월 중 분양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배후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송탄일반산업단지, 쌍용자동차 공장 등이 있어 직주근접 프리미엄을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산업단지를 배후로 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출퇴근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교통망 구축, 생활 인프라 확충 등 개발호재가 이어져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미래가치도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2차 전지 관련 대규모 기업투자 계획 등 굵직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여윳돈 투자자들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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