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장애 치료가 어려운 이유… 바로 습관 때문에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 “신경회로 이상에서 나온다”는 것 확인
신경성 폭식장애에 대한 새로운 연구 더 필요해

습관은 우리의 뇌의 판단을 위한 지름길과 같다. 예를 들어 차에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같이 일단 우리가 습관을 형성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스탠포드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처럼 뇌의 판단 결정을 도와주는 신경 회로가 폭식 장애의 근본이 된다고 한다. [tkwls=Standfor University]
습관은 우리의 뇌의 판단을 위한 지름길과 같다. 예를 들어 차에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같이 일단 우리가 습관을 형성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스탠포드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처럼 뇌의 판단 결정을 도와주는 신경 회로가 폭식 장애의 근본이 된다고 한다. [사진=Standford University]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습관은 우리의 뇌의 판단을 위한 지름길과 같다. 예를 들어 차에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같이 일단 우리가 습관을 형성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습관 형성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스탠포드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처럼 뇌의 판단 결정을 도와주는 신경 회로가 폭식 장애의 근본이 된다고 한다.

습관적 행동 형성하는 신경 회로의 지나친 활성화가 주범

습관적 행동을 형성하는 뇌 부위가 과도하게 활성화하면 섭식장애인 폭식증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따라서 폭식 장애는 바로 습관이라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뇌 영상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과도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폭식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습관 형성을 촉진하는 신경 회로의 차이를 점검했다.

그 차이는 더 심각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습관적인 요소가 폭식을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를 이끈 주요 저자인 의대생인 앨런 왕(Allan Wang)은 "습관은 학습된 관계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처음에는 (적당히 먹겠다는) 행동과 목표를 설정하지만 많이 먹다 보면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지난 3월 29일 자(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저널에 발표되었다.

연구 동기에 대해 왕은 "우리는 뇌의 습관 형성이 폭식과 같은 복잡한 행동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폭식 장애는 습관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음식 냄새나 유혹적인 광고와 같은 외부적인 상황, 또는 슬픔이나 좌절의 감정과 같은 내부적인 상황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 “신경회로 이상에서 나온다”는 것 확인

이러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손톱 물어뜯기에서부터 약물 중독에 이르기까지 나쁜 습관으로 인해 일어나는 행동에 대한 통제력 상실을 느낀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장애가 습관의 신경 회로에서 비롯되었는지는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스탠포드 연구팀이 이 사실을 확인했다.

패스트푸드는 폭식을 부르는 불량 식단으로 간주된다. 비만과 연결돼 있다. [사진=픽사베이]
패스트푸드는 폭식을 부르는 불량 식단으로 간주된다. 비만과 연결돼 있다. [사진=픽사베이]

연구팀은 먼저 인간의 행동의 기초가 되는 뇌 회로를 지도화 하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후원하는 대규모 벤처 사업인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HCP: Human Connectome Project)의 참가들의 MRI 스캔을 분석했다.

HCP는 뇌의 피질을 180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각각의 영역이 어떠한 부분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밝혀내는 연구다.

연구팀은 이전에 습관과 관련된 선조체(腺條體, striatum)라고 불리는 영역과, 감각과 움직임을 지배하는 뇌 영역과 연결되는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폭식 장애 진단을 받은 34명의 사람들과 22명의 건강한 대조군으로부터 뇌 활동을 측정하는 fMRI 데이터를 수집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여성이었다.

그들은 그들의 폭식의 빈도와, 폭식 충동이 외부 요인에 의해 움직였는지 내부 요인에 의해 움직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도록 했다.

조사결과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폭식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감각 운동 피각(sensorimotor putamen)의 여러 뇌 영역의 신경 연결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그들은 운동에 관여하는 운동 피질과 음식의 맛과 같은 보상 가치를 평가하는 안와전두피질과 더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자기 통제를 조절하는 전두엽 피질과의 연결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습관 형성을 탐구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또한 폭식증과 신경성 폭식증에 대한 서로 다른 새로운 치료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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