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높은 고도에도 알레르기 물질과 병원균 살아
닭, 소, 인간의 환경 DNA 발견돼…심해 퇴적물 DNA도 존재

최근 과학자들은 공기 중에 유전물질인 환경 DNA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8500피트의 고도에서 닭, 소, 그리고 인간의 환경 DNA의 존재를 확인했다. [사진=Nature Metrics]
최근 과학자들은 공기 중에 유전물질인 환경 DNA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8500피트의 고도에서 닭, 소, 그리고 인간의 환경 DNA의 존재를 확인했다. [사진=Nature Metrics]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환경 DNA(eDNA)는 생명체에서 직접 추출된 것이 아니라, 토양, 해수, 담수, 눈, 퇴적물, 공기 등 환경 시료에서 추출된 DNA를 말한다.

생명체의 피부 조각, 점액질, 체모, 또는 사체에서 나온 DNA가 주변 환경에 축적된 eDNA를 대량으로 분석하면, 해당 생태계에 존재하는 생물체들의 다양성과 분포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미국 클렘슨 대학 과학자들의 "대기 중 eDNA 항공기 조사: 하늘의 생물 다양성 조사(Aircraft Surveys for Air eDNA: Probing Biodiversity in the Sky)"라는 제목의 연구 기사는 대기 중의 유전 물질 연구에 혁명적인 접근법을 제시한다.

닭, 소, 인간의 환경 DNA 발견돼…심해 퇴적물 DNA도 존재

과학자들은 공기 흐름을 완전히 여과해 대기 중의 환경 DNA를 포착할 수 있는 내구성이 있고 살균이 가능한 탐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혁신적인 탐사 기술을 장착한 경비행기를 이용해 대기 중의 환경 DNA를 지도화 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에어로졸화 된 생물학적 물질인 바이오-에어로졸을 일반 배출원보다 높은 다양한 고도의 유기체로부터 수집하고 식별하는데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클렘슨 대학의 킴벌리 메트리스(Kimberly Metris) 교수는 "나는 박테리아에서부터 아름다운 어류 블루헤드 처브(bluehead chub), 그리고 아프리카 버팔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야생 종을 연구하는 분자 생태학자”라고 말했다.

생물학적으로 볼 수 없는 공기 중에 정확히 무엇이 있을까? 이것이 메트리스 교수와 동료둘이 탐구를 시작한 이유다.

연구를 주도한 클렘슨 대학의 킴벌리 메트리스 교수.

메트리스 교수는 "이제 우리는 우리가 하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지식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하늘은 끝이 아니라 보물 창고”라고 말했다.

이 연구의 결과는 특별했다. 한꺼번에 처리를 많이 할 수 있는 메타게놈 염기서열 분석(metagenomic sequencing)을 통해, 연구팀은 원핵생물(prokaryotic)과 진핵생물(eukaryotic)의 DNA가 미국 남동부의 대기경계층(planetary boundary layer)으로 수천 미터까지 퍼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대기 중의 원핵생물과 진핵생물 확인

놀랍게도 연구팀은 8500 피트의 높은 곳에서까지 모든 고도에서 닭, 소, 그리고 인간의 환경 DNA를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마늘과 같이 공기 중에서 일반적으로 보고되지 않는 종들 만이 아니라 풀, 잡초, 나무에서 다양한 흔한 식물성 알레르기 항원을 확인해 공기 중 유전 물질을 밝혀냈다.

그들은 또한 이전에는 대기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심해 퇴적물과 같은 다른 극단적인 환경에서 발견되는 병원성 박테리아와 일반 박테리아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생물다양성, 야생 생물 생태학,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바이오 디펜스(biodefense), 병원체 및 알레르기 항원 모니터링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박테리아, 척추동물, 식물의 DNA에 대한 처리량이 높은 메타게놈 염기서열 분석은 바이오 에어로졸이 들판과 숲에서 바람에 의한 수분의 자연적인 이동 과정, 그리고 농업 생산, 폐수 처리, 그리고 인간이 매개하는 활동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공기 중의 유전 물질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한 길을 열어준다.

하늘의 비밀을 풀어줌으로써, 과학자들은 우리의 환경, 우리가 숨쉬는 공기, 그리고 지구의 생물 다양성 사이의 복잡한 연결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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