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기상이변이 전세계 반도체 산업에 영향"
가뭄 땐 전력·산업용수 부족 예상...대비책 마련 분주

올 여름 폭염과 함께 가뭄이 이어질 경우 전력난은 물론 산업용수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가창댐 저수율은 48.9%로 절반이 안 됐다. [연합뉴스]
올 여름 폭염과 함께 가뭄이 이어질 경우 전력난은 물론 산업용수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가창댐 저수율은 48.9%로 절반이 안 됐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올 여름 최악의 폭염과 가뭄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굴 것이란 예보가 잇따르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에어컨을 켜놓고 살아야할 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비싸진 전기요금에 벌써부터 고지서 받아보기가 두려워진다는 서민들의 걱정이 기우에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폭염과 가뭄은 산업계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 용수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 관련 기업은 기상 이변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22일 내놓은 일일보고서에서 기상이변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특히 매년 반복되는 중국의 폭염, 폭우 등 기상이변이 실생활은 물론 경제와 금융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남부지역은 평년에 비해 약 3개월가량 긴 건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뭄은 (수력)발전량 급감으로 이어지면서 태양전지판용 반도체 제조 산업단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폭염이 지속돼 저수지가 마를 경우 반도체 공장이 용수를 공급받지 못해 가동을 멈출 위험이 있다고 봤다. 전력 부족과 함께 물 부족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공정에 어마어마한 물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물 부족에 따른 위기 상황은 중국 한 곳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또 올해만의 상황도 아니다. 이미 가뭄은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불안 요소로 자리잡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생산 업체 TSMC 본사가 있는 대만은 올해 주요 산업단지 강우량이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와 TSMC는 고강도 수자원 저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현대차증권 보고서는 전했다.

삼성반도체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삼성반도체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우리나라도 올 여름 최악의 폭염과 가뭄이 예상되는 만큼 ‘물 부족’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산업계에 ‘산업용수’는 생명수와 같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최악의 가뭄 사태를 상정해 대비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물론 SK반도체도 완벽한 물 공급망을 갖추고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가뭄 대책을 수립해 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겪어야 할 불편은 갈수록 커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인간이 자초한 ‘예견된 재앙’이라는 시각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악재와 더불어 자연 재해에 버금가는 악재가 겹치는 이중고에 시달릴 위험에 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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