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지구온난화에 엘니뇨 현상 겹쳐 역대급 폭염 '경보'
40% 가까이 오른 전기요금 부담에 "냉방기 가동은 최소로"
자영업자들 전기료 공포 극심...곳곳서 "선풍기로 여름나기"

올 여름 역대급 더위가 올 것이란 예보로 전기 수요는 물론 전기료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이른 더위가 찾아온 대구 동구 신서중앙공원에서 한 시민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올 여름 역대급 더위가 올 것이란 예보로 전기 수요는 물론 전기료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이른 더위가 찾아온 대구 동구 신서중앙공원에서 한 시민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폭염’이 올여름을 관통할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에 엘니뇨 현상으로 무더위에 ‘엎친데 덥치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다. 이상기후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일상에서 폭염을 극복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 시원한 계곡으로 피서를 가는 것 말고는... 그렇다면 차선책은 에어컨 등 냉방기에 의존하는 것이다. 단 '냉방비 폭탄'을 각오해야 한다. 최근 40% 가까이 오른 전기요금 때문에 부담은 더 커질 듯 하다.

때이른 더위에 당장 다음달부터 냉방기를 본격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전력수요 증가가 불가피하다. 정부도 여름청 성수기 전력수요 대비에 분주하다. 에너지절감 대책 마련에도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종일 에어컨을 켜고 영업해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는 벌써부터 전기요금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전력수급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더위가 빨리 시작될 가능성에 대비해 올여름 전력수급대책 기간을 다음달 26일부터 조기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일주일 앞당겼다. 이 기간 전력수급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24시간 집중 상황관리체제에 돌입한다.

정부는 최근 기온 상승 추세와 기상 전망을 고려, 올여름 전력 피크가 7월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은 산업체의 여름휴가가 끝난 뒤인 8월 둘째 주를 전력수요 피크로 봤다.

올해는 이른 폭염으로 전력수요 폭증 기간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냉방기 가동 기간이 그만큼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지난해보다 40% 이상 오른 전기요금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지난해 kWh(킬로와트시)당 총 19.3원 인상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13.1원, 2분기 8.0원 각각 추가 인상했다. 1년 만에 전기요금 부담이 39.6% 커진 것이다. 4인 가구 평균 사용량(332kWh) 기준 전기요금은 지난해 5만1300원 수준에서 올해 6만5000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는 요금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을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에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 유예하고 에너지바우처 지급범위를 확대했다.

전기료 부담으로 에어컨 대신 선풍기로 더위를 견디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한 가전제품 매장의 선풍기, 서큘레이터 코너. 올 여름 선풍기 판매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전기료 부담으로 에어컨 대신 선풍기로 더위를 견디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한 가전제품 매장의 선풍기, 서큘레이터 코너. 올 여름 선풍기 판매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하지만 일반 서민들을 위한 지원책은 7~8월 누진구간 상향조정을 제외하면 특별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늘어나는 전력 소비량을 고려해 누진 적용구간을 높여야한다는 지적이다. 여름철 누진 적용 1단계는 기존 200→300kWh, 2단계 400→450kWh, 3단계는 401→451kWh로 조정했지만 요금 부과 방식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덥고 부담스러운 여름이 기다리고 있지만 당장은 ‘에너지 절약’이라는 지고지순한 방법으로 전기료 부담을 피해갈 수 밖에 없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로 여름을 나겠다는 결심으로 가전제품 선풍기 코너를 기웃대는 서민들도 늘어났다. 

참고로 한국의 1인당 주택용 전기소비량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대상 33개국 중 24위다. 1인당 주택용 전력 소비량도 OECD 평균의 6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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