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으로 매년 800만 명 사망… 그래도 보조금 지원
세계 빅 10 재배 업체, 저소득 국가에 분포
FAO, WFP와 함께 “담배 없는 농장” 이니셔티브 발족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세계보건기구(WHO)는 124개국에 걸쳐 320만 헥타르의 비옥한 땅이 사람들이 굶주리는 곳에서도 치명적인 담배를 재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은 어린이들이 담배 재배 농장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 Health Policy Watch]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세계보건기구(WHO)는 124개국에 걸쳐 320만 헥타르의 비옥한 땅이 사람들이 굶주리는 곳에서도 치명적인 담배를 재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은 어린이들이 담배 재배 농장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 Health Policy Watch]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세계보건기구(WHO)는 124개국에 걸쳐 320만 헥타르의 비옥한 땅이 사람들이 굶주리는 곳에서도 치명적인 담배를 재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 세계 정부들이 담배 농장을 지원하는 데 수백만 달러를 쓴다"고 지적하면서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흡연으로 매년 800만명이 사망하는데도 세계 각국은 담배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해마다 수백만 달러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며 “보조금 지급 지원을 중단할 것을 강조했다.

“저소득국가, 담배 재배에 수백만달러 지원”

그는 “담배 대신 식량을 재배 선택은 건강을 우선시하고, 생태계를 보존하고, 모두를 위한 식량 안보를 강화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UN뉴스에 따르면 WHO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 세계에서 300만 ha(헥타르) 이상의 땅이 담배 재배에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WHO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담배 농가에서 100만명 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교육의 기회를 잃은 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가 아니라 식량을 재배하세요(Grow Food, Not Tobacco)"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WHO는 “기록적인 3억4900만명의 사람들이 극심한 식량 불안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지난 10년 동안 담배 재배가 15% 증가한 아프리카 대륙의 약 30개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담배 재배 지역은 아시아와 남미 등지에 주로 많이 퍼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프리카 각지로 넓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한 WHO는 “담배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살충제와 담뱃잎에 있는 니코틴 성분 등으로 인해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WHO는 세계적으로 3억명 넘는 인구가 극심한 식량 불안에 직면한 현실을 고려할 때 담배 대신 식용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WHO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등은 아프리카 케냐와 잠비아에서 농부들이 담배 대신 식용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지속적인 금연운동이 펼쳐지고 있지만 여전히 흡연자들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진=Laya Healthcare]
전세계적으로 지속적인 금연운동이 펼쳐지고 있지만 여전히 흡연자들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진=Laya Healthcare]

“담배 재배 농민들, 살충제와 니코틴 중독으로 병들어 가”

WHO에 따르면 세계 최대 10개 담배 재배 지역 가운데 9개 지역이 저소득, 또는 중산층 국가에 위치해 있다.

담배 농사는 정작 재배해야 할 식량 경작지를 차지함으로써 이러한 국가들의 식량 안보 문제를 악화시킨다.

또한 담배 농작지의 확장은 삼림 벌채, 수원 오염 및 토양 퇴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환경과, 여기에 의존하는 공동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WHO 보고서는 또한 담배 산업이 현금 작물로 과장해 농민들을 의존의 악순환에 빠뜨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뤼디거 크레흐(Rüdiger Krech) WHO 건강증진국장은 금요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가진 기회견에서 담배에 대해 "우리가 시급히 없애야 할 신화"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부분의 담배 재배국에서 이 농작물은 국내총생산(GDP)의 1% 미만에 기여할 뿐이며, 그 수익 대부분은 세계 주요 담배 제조업체들에게 돌아가는 반면, 농민들은 담배업체들과 계약된 부채의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흐 박사는 “담배 농부들이 니코틴 중독과 위험한 살충제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나서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약 130만 명의 아동 노동자들이 학교에 가는 대신 담배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사회 전체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은 파괴적이라고 덧붙였다.

WHO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및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케냐 및 잠비아와 같은 국가의 수천 명의 농민들이 담배 대신 지속 가능한 식량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담배 없는 농장(Tobacco Free Farms)”이니셔티브 발족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