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맥길 대학 주도… 바닷새 2종 대상 연구 결과
“미세플라스틱 섭취한 사람에게도 꼭 같은 결과 예상”

맥길 대학이 이끈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 환경에 미치는 충격적인 증거를 발견했다. 그들은 바닷새들이 이 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을 섭취했을 경우 새들의 내장 세균 그룹인 마이크로바이옴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은 풀마 갈매기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맥길 대학이 이끈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 환경에 미치는 충격적인 증거를 발견했다. 그들은 바닷새들이 이 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을 섭취했을 경우 새들의 내장 세균 그룹인 마이크로바이옴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은 풀마 갈매기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지난 수년 동안,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길이가 5mm 미만인 이 작은 입자들은 플라스틱 오염의 산물이며, 사실상 전 세계 도처에 존재한다.

이 입자들은 도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간주되는 심해의 해구(trench), 남극의 외딴 구석, 그리고 심지어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해산물까지도 스며든다.

캐나다 맥길 대학 주도한 공동 국제 연구팀… 바닷새 2종 대상 연구 결과

그러나 이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와 우리 인체에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캐나다 맥길 대학이 주도하는 연구원들이 이 도전에 나섰다.

맥길 대학이 이끈 국제적인 공동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 환경에 미치는 충격에 대해 불안을 야기시킬 수 있는 증거를 발견했다.

그들은 바닷새들이 이 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을 섭취했을 경우 새들의 내장 세균 그룹인 마이크로바이옴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장 내의 유해 병원체 및 항생제 내성 미생물의 증가는 유익한 장내 세균의 감소로 이어진다며 “이러한 결과는 야생동물인 바닷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들은 "우리의 발견은 야생 동물들의 상황을 반영한다. 그러나 인간 또한 환경과 음식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흡수하기 때문에, 이 연구는 우리에게 하나의 경고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맥길 대학의 자연자원과학부 박사 후보자인 줄리아 바크(Julia Baak)는 이러한 충격이 왜 그렇게 우려가 될 만한 것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내장 마이크로바이옴은 음식의 소화, 면역 체계, 중추 신경 체계, 그리고 다른 신체 과정들에 관여하는 위장관에 있는 모든 미생물을 포함하기 때문에, 그것은 건강과 웰빙의 핵심 지표”라고 바크는 말했다.

“미세플라스틱 섭취한 사람에게도 꼭 같은 결과 예상”

연구를 이끈 독일 울름 대학의 글로리아 파켈만 박사과정 연구원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더 깊이 탐구하기 위해 연구팀은 두 종의 바닷새인 풀마 갈매기(Fulmarus glacialis)와 슴새(Calonectris borealis)의 장내 미생물을 연구했다.

이 바닷새들은 주로 해양 연체동물, 갑각류, 그리고 어류를 주식으로 하는데, 만성적인 미세플라스틱 섭취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는 조류다.

독일 울름 대학의 진화 생태학 및 보존 유전체학 연구소(Institute of Evolutionary Ecology and Conservation Genomics)에서 박사 논문의 일부로 제출한 글로리아 파켈만(Gloria Fackelmann)은 이 연구의 참신성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파켈만은 "지금까지 자연 환경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장내 미생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으며, 이 연구가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의 섭취가 두 바닷새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시켰다는 것을 발견했다.

파켈만은 "장에서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발견될수록, 그에 상응하는 유익한 박테리아수는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장 내의 공생균은 숙주에게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고 기회주의적인 병원체로부터 숙주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변화는 많은 건강 관련 프로세스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숙주인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존의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고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실험실에서 수행되었다. 그러나 이 연구는 더 현실적인 그림을 제공한다.

파켈만은 "야생 동물들을 연구함으로써, 우리의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가 이미 자연 환경에 존재하는 낮은 농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는 학술지 ‘자연 생태학 &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저널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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