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단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동네의원·약국서 '노마스크'
확진자 '7일 격리의무'→'5일 권고'...입국자 PCR 검사도 종료

지난 30일 광주 북구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자 의무 격리를 해제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정부는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고 확진자에게 부과됐던 7일간의 격리 의무를 5일 격리 권고로 조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지난 30일 광주 북구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자 의무 격리를 해제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정부는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고 확진자에게 부과됐던 7일간의 격리 의무를 5일 격리 권고로 조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A씨는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지난 2020년 1월 남미를 여행 중이었다. A씨는 현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코로나로 중국 우한시가 봉쇄됐으며, 빠른 전파력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과 국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미 사람들도 ‘남의 나라 일’인 양 무덤덤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한달 여 남미 여행을 마치고 유럽으로 건너오자 상황은 사뭇 달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에 내리자 여기저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대부분 중국인들로 추정)들이 눈에 띄었고, 현지인들이 동양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A씨는 일정을 단축하고 서둘러 귀국했다. 이후 지난한 ‘마스크의 시대’가 시작됐다.

그렇게 시작된 마스크와의 동거가 드디어 막을 내린다. 6월 1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는 물론 동네의원과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사실상의 일상회복이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정부는 6월 1일 0시부터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한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후 3년 4개월여 만이다.

이번 조정으로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는 5일 권고로 바뀐다. 마스크는 환자들이 밀집해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감염취약시설(입소형)은 당분간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 동네 개인병원(의원)에선 마스크를 안 써도 되지만 ‘병원’이 붙은 의료기관에선 당분간 계속 마스크를 쓴다고 생각하면 된다.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권고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종료한다. 현재 9곳인 임시선별검사소 운영도 중단한다. 다만 PCR 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 운영은 유지한다.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대폭 완화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광진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 운영 종료를 알리는 안내 현수막에 걸려 있다. [연합뉴스]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대폭 완화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광진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 운영 종료를 알리는 안내 현수막에 걸려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의료대응체계와 치료비 지원도 일단 유지된다. 백신 접종은 누구나 무료로 가능하고, 치료제도 무상 공급된다. 전체 입원환자에 대한 치료비도 계속 지원된다.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등 일부 격리지원도 당분간 유지된다.

정부 대응도 보건복지부 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로 한 단계 내려온다. 국무총리가 본부장인 범정부 중대본 회의는 열리지 않는다. 코로나19 일일 통계도 앞으로는 주 단위 통계로 전환된다.

현재 2급인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향후 4급으로 낮아지는 2단계 조치가 이뤄지면 치료비, 입원비 지원 등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단계 조치 시점을 1~2개월 후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일 때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대면진료는 6월 1일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이어진다. 다만 해당 의료기관에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 중심으로 비대면진료가 실시되는 점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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