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00년경의 엘리트 계층의 화장실 배설물 분석 결과
메소포타미아 문헌, 3000~4000년 전에 설사 있었다고 기록
사람의 정착생활과 동식물 가축화로 인한 집단 생활과 함께 발생

 성서시대인 고대 유다 왕국의 예루살렘이 치명적인 이질균에 의한 설사가 유행되었다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비롯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고대 예루살렘의 화장실 두 곳에서 나온 분변 분석 결과 이질을 일으키는 기생충의 가장 오래된 역사적 증거를 밝혔다. [사진=텔아비브 대학]
 성서시대인 고대 유다 왕국의 예루살렘이 치명적인 이질균에 의한 설사가 유행되었다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비롯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고대 예루살렘의 화장실 두 곳에서 나온 분변 분석 결과 이질을 일으키는 기생충의 가장 오래된 역사적 증거를 밝혔다. [사진=텔아비브 대학]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성서시대인 고대 유다 왕국의 예루살렘이 치명적인 이질균에 의한 설사가 유행되었다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과학전문 사이트인 라이브 사이언스, 그리고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비롯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고대 예루살렘의 화장실 두 곳에서 나온 분변 분석 결과 이질을 일으키는 기생충의 가장 오래된 역사적 증거를 밝혔다.

이 매체들은 기원전 500여년경 성경 시대 예루살렘의 화장실에서 나온 배설물을 분석함으로써, 고고학자들은 "여행자의 설사"를 유발하는 작은 기생충인 이질균의 기원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기원전 500년경의 화장실 배설물 분석 결과

연구팀이 발견한 이 미세한 기생충인 원생동물 람블 편모충(Giardia duodenalis)으로, 이질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이질은 심한 피가 나는 설사를 일으키고 종종 위경련과 열을 동반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5월 26일 기생충학 저널에 발표된 이 새로운 연구는 인간의 배설물에서 이 원생동물의 가장 오래된 증거를 2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기여했다.

화장실 변기에서 이 기생층의 존재가 발견됨에 따라 당시 예루살렘에서는 이질균에 의한 설사가 흔한 유행성 질병이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전문가들에 따르면, 당시 화장실은 상위 계층의 사람들만 사용했으면 일반 서민들이 사는 집에는 대부분 화장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돌 변기 시트 아래에서 기원전 7세기에서 6세기로 추정되며, 엘리트들이 거주했던 것으로 짐작되는 두 개의 큰 장소에서 이 람블 편모충의 증거를 발견했다.

이 돌로 된 변기에는 대변을 위한 큰 중앙 구멍, 그리고 소변을 위한 작은 구멍이 있었다. 그리고 변기는 오늘날 화장실처럼 오물통의 위에 위치해 있었다.

때문에 연구팀은 오래된 대변에서 미생물을 식별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가질 수가 있었다.

그들이 발견한 단세포 미생물인 람블 편모충은 오늘날 인간을 쇠약하게 만드는 이질의 일반적인 원인균이다. 따라서 엘리트들의 배설물이 이럴 정도였으니 하층민의 건강 상태는 어떠하였는지 짐작하게 해 준다.

오물통에 대한 이전의 연구에서는 회충, 회충, 요충, 촌충의 알의 존재가 밝혀졌다. 이는 철기 시대인 당시 예루살렘 시민들의 위생 관념이 상당히 열악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생충 알들은 튼튼해서 수천 년 동안 보존될 수 있지만, 이번 연구와 같이 원생동물에 의해 만들어진 연약한 낭종을 발견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이스라엘 고대유물청도 함께 가세한 연구팀은 효소연동면역흡착검사(ELISA: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라는 기술을 사용하여 설사를 유발하는 기생충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시스템은 여러 다른 유기체에 의해 만들어진 항원, 즉 인간의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을 탐지할 수 있다.

람블 편모충은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배설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퍼지는 작은 조롱박같이 생긴 기생충이다. 이질을 일으키는 흔한 기생추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람블 편모충은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배설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퍼지는 작은 조롱박같이 생긴 기생충이다. 이질을 일으키는 흔한 기생충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메소포타미아 문헌, 3000~4000년 전에 설사 있었다고 기록

연구팀은 예루살렘 성벽 바로 밖에 위치한 아히엘 집(House of Ahiel)의 오물통에서 채취한 한 개의 샘플과 도시 남쪽으로 1.6 킬로미터 떨어진 아르몬하 나츠비브(Armon ha-Natziv)의 오물통에서 세 개의 샘플을 채취했다.

ELISA 키트를 사용하여, 그들은 대변 샘플에서 독특한 항원을 발견했다. 람블 편모충이 생산해서 방출하는 낭포벽 단백질이다.

람블 편모충은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배설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퍼지는 작은 조롱박같이 생긴 기생충이다.

이 기생충은 사람의 내장 보호막을 파괴하여 그곳으로 들어가 영양분에 접근한다. 물론 감염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생제 없이도 빠르게 회복된다.

그러나 기생충이 내장을 파괴하기 때문에 박테리아와 다른 유기체들도 내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때에 따라 커다란 통증을 일으킨다.

원생동물인 람블 편모충이 얼마나 오랫동안 인간에게 이질을 일으켰는지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가장 초기의 복잡한 사회 중 하나인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의학 문헌은 약 3000년에서 4,000년 전에 설사가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이 증상은 과밀하고 현대적인 위생 시설이 있는 환경에서도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정착생활이 본 궤도에 오르고 동식물의 가축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근동에서 이질의 발생이 흔하게 발생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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