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가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재생가능 에너지 수요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태양열 발전은 놀라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 따른 화석 연료 가격 인상에 자극을 받아 청정 에너지를 수용하려는 세계적인 노력은 올해 세계 재생 에너지 용량에 기록적인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EA의 보고서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의 전력 용량이 올해 총 440기가와트(GW)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2022년도 추가 용량에 비해 약 3분의 1이 증가한 수치다.

2022년에 비해 3분의 1 증가… 총 에너지 규모 440GW 예상

이는 미국과 중국의 재생 전력 생산량을 합친 것과 맘먹는 수치는 세계 총 재생 에너지를 4500 GW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파티흐 비롤(Fatih Birol) IEA 국장은 이러한 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재생 에너지가 에너지 공급을 더 깨끗하고 안전하고, 그리고 저렴하게 공급하는데 중요한 자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정부들은 이러한 상황을 인정하고 재생 에너지 자원의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인센티브도 이미 미국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 채택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재생 가능 전력 용량의 급증은 증가 분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태양광 발전(PV) 기술에 의해 주로 주도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에서 PV 부품의 제조 능력이 급성장함에 따라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와 소규모 가정용 옥상 설비 모두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풍력발전소 건설도 그동안 성장세가 둔화되었으나,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IEA 보고서는 중요한 병목 현상을 지적했다. 태양광 부문과 달리 풍력 터빈의 공급망은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빠르게 확장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유럽 국가, 2024년까지 총 에너지의 4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계획

비롤 국장은 재생 에너지의 급증과 함께, 적응하기 위한 전력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간헐적인 특성을 지닌 태양열과 풍력은 기존의 석탄, 가스 또는 원자력 발전소와 달리 네트워크 운영자의 에너지 처리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는 “이에 따라 전력 공급망(grid, 그리드)이 이러한 새로운 에너지 환경을 수용하기 위해 업그레이드되고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독일, 아일랜드를 포함한 몇몇 유럽 국가들은2024년까지 연간 전체 전력 생산의 40% 이상을 풍력과 태양열 발전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계 경제를 화석 연료에서 다른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단계이다.

전문가들은 파리 기후 협정의 목표인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5도 상승 이하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금세기 중반까지 '순제로(net zero)’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EA와는 별개의 국제기구인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A)는 풍력과 태양열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IREA는 올해 두바이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 정상회담(UN Climate Summit)에서 재생 에너지 배치에 대한 국제적인 목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지속 가능하고 재생 가능한 미래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