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비어있는 소금 진열대
대형마트에 비어있는 소금 진열대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밝히면서 우리나라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천일염(소금)을 구매하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횟집 등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로 울상을 짓고 있다.

오염수 방류로 인해 국내 연안 바닷물 오염을 우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형 마트과 온라인 쇼핑몰에는 천일염 구매가 몰리면서 품절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이날 수협쇼핑에 따르면 주간 베스트 항목 중 7개가 천일염 제품이었으며 이중 4개는 이미 품절 상태고, 나머지 3개도 주문량이 많아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1∼14일 천일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118.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11일까지는 소금 매출이 예년과 비슷했지만, 오염수 방류 설비 시운전이 시작된 이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판매가 늘면서 일시적으로 진열대에 제품이 없을 수는 있지만, 물량이 달려 발주가 어렵거나 재고가 없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천일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굵은소금 소매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5㎏에 1만2942원으로, 1년 전 1만1185원보다 15.7% 상승했으며, 평년의 7883원과 비교하면 무려 64.2%나 비싸게 형성됐다.

다만 정부는 천일염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수요 증가보다는 비가 오는 날이 많아 천일염 생산량이 감소하고 생산자들이 장마철을 앞두고 출하량을 조절한 것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송상근 해수부 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개인 직거래 증가가 전체 천일염 수급과 산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거래량과 가격이 그래도 오른다면 정부 수매 후 할인방출 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 자갈치 시장 모습.
부산 자갈치 시장 모습.

한편, 일본의 이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횟집 등 수산물을 판매하는 영세상인들과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이번 오염수 방류로 인해 소비자들이 해산물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어 생계에 위협을 받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오염수 방류 터널에 바닷물을 주입해 방류가 임박했다거나 기준치 180배의 세슘 우럭이 일본에서 나왔다는 등의 뉴스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면서 "손님들도 이제 불안 심리를 넘어서 소비 위축이 시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매출로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지난주부터 내국인 손님들은 조금씩 빠지는 것 같다"면서 "6월 말 단체 방문을 해주시기로 했던 단골손님도 고깃집으로 장소를 바꿨다며 예약을 취소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는 "7월부터 본격적인 조업이 시작되는데 오염수 방류 시기와 맞물리면 어떻게 사안이 흘러갈지 방향을 예측할 수 없다"면서 "요즘에는 '고기잡이가 이제 되겠느냐'며 어선값이 떨어진다는 말도 나올 정도로 불안 심리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나 정당이 수산업계 큰 충격을 주는 불안감을 부추기는 발언을 너무 쉽게 하고 있다"며 "제발 어민과 수산업을 생각해 깊이 있게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오염수 방류 논란에 대해 민주당이 근거없는 루머를 유포해 민심을 흔들고 있다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괴담이 광우병 괴담이나 사드 괴담과 같은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며 "미국산 소고기 먹으면 뇌 구멍이 숭숭 뚫린다, 사드 전자파를 쏘면 몸이 튀겨진다 등 전혀 근거 없는 괴담"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당 이헌승 의원도 "민주당이 부산 서면에서 집회하는 바람에 애꿎은 부산 횟집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올해 여름 휴가철 횟집 장사는 망하게 생겼다. 누가 책임지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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