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와 동남아 개발도상국가가 대부분 상위권
네팔에 이어 니제르, 카타르,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순
핀란드가 가장 깨끗한 나라… 그러나 WHO 권고 수준 넘어
오염 배출과 그로 인한 사망률 관계 극명하게 나타나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을 배경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풍경 속의 네팔이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나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의 20배를 초과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을 배경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풍경 속의 네팔이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나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의 20배를 초과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을 배경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풍경 속의 네팔이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나라라는 것은 다소 충격적인 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남아시아에서 완전히 육지로 둘러싸인 내륙인 나라의 주민들은 심각한 수준의 대기 오염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이 만든 “데이터로 보는 우리의 세계(Our World in Data)” 플랫폼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네팔의 평균 미세먼지(PM2.5) 수치는 일년 내내 입방미터 당 놀라운 99.73 마이크로그램(μg/m3)을 기록하고 있다.

네팔의 공기오염도 99.73 마이크로그램, WHO 가이드라인의 20배 초과

이 수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 한계치인 5μg/m3의 거의 20배에 이른다. 미국과 영국과 각각 7.41㎍/m3, 10.47㎍/m3로 비교적 오염도가 낮아 24위와 9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에 수집된 이 데이터는 전 세계 195개국의 PM2.5 수준을 나열하고 있다. 네팔에 이어 니제르와 카타르가 각각 94.05μg/m3와 91.19μg/m3의 농도로 두 번째, 세 번째로 오염이 심한 나라로 집계되었다.

연구팀은 북아프리카의 높은 수준의 오염에 주목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이 지역의 건조한 조건, 그리고 먼지와 모래가 많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14억 인구의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도 PM2.5 노출량이 각각 90.87㎍/m3, 87.95㎍/m3로 5위권 내에 진입했다.

카타르를 제외한 상위 5개국의 PM2.5 수준은 1990년 이후 각각 증가했으며, 이는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들 국가에서 실패했음을 나타낸다.

이에 대해 영국 허트퍼드셔 대학의 기후변화 데이터 전문가인 라즈 티와리(Raj Tiwari) 교수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공기 질 나쁜 나라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시아 개발도상국

그는 "네팔 (남아시아), 니제르 (아프리카), 카타르 (중동)와 같은 나라들은 PM2.5의 최상위권에 있으며, 90% 이상이 오염에 노출되어 있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기의 질이 가장 나쁜 나라들 목록에는 아프리카의 이집트, 카메룬, 나이지리아, 바레인, 그리고 차드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높은 오염 수준과 대조적으로 핀란드는 여전히 WHO의 안전 수준을 약간 초과하지만 PM2.5 평균 연간 노출양이 5.86μg/m3로 가장 낮았다.

영국 허트퍼드셔 대학의 기후변화 데이터 전문가인 라즈 티와리(Raj Tiwari) 교수.

브루나이, 뉴질랜드, 스웨덴, 캐나다, 그리고 아이슬란드도 해로운 PM2.5 입자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 수치들도 WHO가 권고하는 안전 수준을 넘고 있어 대기 오염이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건강의 부정적인 영향은 2019년에 발표된 대기 오염과 관련된 국가 사망률에 의해 극명하게 나타난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도 비례해

네팔이 PM2.5 수치가 가장 높았지만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은 인구 2050만 명의 중앙아시아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이었다.

이 나라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인구 10만 명당 179명이 사망했다. 이는 1990년에 보고된 81명에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이집트와 카타르가 10만 명당 각각 161명과 133명의 사망률을 기록하면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나라들이 PM2.5 수준으로 볼 때 가장 오염이 심각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사망률은 대기오염이 심각한 건강 위험 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티와리 박사는 이러한 패턴과 경제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에 대한 추가 분석은 대기오염이 국가의 경제와 어떻게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UN에 따르면, 가난한 나라일수록 대기오염 규제가 덜 엄격하고, 차량 배출 기준이 더 낮으며, 석탄 발전소의 수가 더 많은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세계에서 PM2.5 노출이 가장 낮은 국가인 핀란드도 오염 노출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 10만 명당 3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기오염이 공중 보건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지만,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사망 원인은 아니다.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에 게재된 ‘글로벌 부담 질병(Global Burden of Disease)’ 연구에 따르면 2019년 고혈압이 1085만 명의 사망자를 차지했으며, 769만 명의 사망자를 낸 흡연이 그 뒤를 바짝 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