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인 사람, 일단 적응된 뇌는 반응에 무뎌… 식습관에 영향을 미쳐
음식 섭취로 인해 보람을 느끼는 도파민 배출 적어… 포만감 조절 못해

비만인 사람이 운동과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음식 섭취에 적응된 뇌 때문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포만감으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 도파민 배출이 적기 때문이다. [Harvard Health]
비만인 사람이 운동과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음식 섭취에 적응된 뇌 때문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포만감으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 도파민 배출이 적기 때문이다. [Harvard Health]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음식 섭취 욕구는 뇌와 혈액의 내장 및 영양 신호를 포함한 다양한 기관 사이의 복잡한 대사 및 신경 신호의 통합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배고픔과 포만감을 유발하고 음식 섭취와 음식을 찾는 동기를 조절한다. 또한 ”21세기의 새로운 건강의 적” 비만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비만과 같은 대사 질환과 관련해 동물에서 광범위하게 연구되었지만, 정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은 설계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연구는 뒤쳐져 왔다.

비만인 사람, 일단 음식 섭취에 적응된 뇌… 포만감 조절 못해

이러한 한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덴마크 암스테르담 대학 의학 센터(UMC)와 미국의 예일 대학이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도전에 나섰다.

연구팀은 통제된 실험을 통해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특정 영양소에 대한 뇌의 반응이 감소하고, 또 체중 감소 후에도 이 반응이 현저하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유명학술지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 저널 최근호에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특정 영양소를 건강한 체중을 가진 참가자 30명과 비만 참가자 30명의 위에 직접 주입했다.

그리고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뇌 활동과, 단일 광자 방출 컴퓨터 단층 촬영(SPCT: Single-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을 통해 도파민 방출 수준을 측정했다.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교감신경을 흥분 시키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전구체다.

연구를 이끈 UMC의 내분비학 전문가 미레이유 세리 교수 

측정 결과, 영양소를 주입한 후 건강한 체중을 가진 참가자들은 특정한 뇌 활동 패턴과 일정한 도파민 방출을 보여준 반면, 비만인 참가자들은 이러한 반응이 심하게 무디게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UMC의 내분비학 전문가인 미레이유 세리(Mireille Serlie) 교수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오래 지속되는 뇌 적응이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일어나며, 이는 식습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포만으로 행복감 느끼는 도파민 배출 적어

세리 교수는 “우리는 비만인 사람들이 건강한 체중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음식 섭취의 동기부여 측면에서 중요한 뇌의 한 부분에서 도파민을 덜 방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도파민은 음식 섭취로 인해 보람을 느끼는 것에 관여한다”고 설명했다.

"비만이 있는 피실험자들은 또한 위에 영양분을 주입했을 때 뇌 활동에 대한 반응이 무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비만인 경우, 위와 장에서 영양소나 영양 신호를 감지하는 것이 감소해 음식 섭취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세리 교수는 지적했다.

더구나 비만 참가자의 경우, 12주 동안의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을 10% 줄였지만 영양소 섭취에 대한 적절한 뇌 반응을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 비만으로 인한 오래 지속된 뇌 적응이 체중 감소가 달성된 후에도 계속 유지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세리 교수는 "체중 감량 후에 뇌의 이러한 반응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에 성공적인 체중 감량 후에 다시 체중이 원상태로 회복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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