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안전 하려면 1도 상승 제한에서만 가능… 1.5도 너무 커
1.5도 제한에서 ‘티핑 포인트’ 이미 나와
재생에너지 가격 크게 줄고 있고, 탄소 포집 기술도 크게 향상
현대문명의 부상과 농업혁명, 기온이 안정적인 시기에 이루어져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섭씨 1.5도가 아니라 1도 상승 이내로 제한해야 인류가 안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노력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재생 에너지와 탄소 포집 등의 기술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사진= 픽사베이]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섭씨 1.5도가 아니라 1도 상승 이내로 제한해야 인류가 안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노력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재생 에너지와 탄소 포집 등의 기술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사진= 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지난 2015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채택했을 때만 해도 파리기후협정은 지구상의 인류의 더 안전한 미래를 향한 역사적인 발걸음을 상징했다.

이 협정의 핵심은 산업화 이전의 지구의 기온보다 섭씨 1.5도 이상 상승을 막는 것으로 전 세계 196개 국가가 서명한 대다수의 인류를 대표하는 압도적인 협정이었다.

그러나 이 기후협정 발효 이후 지난 8년 동안 북극 지역은 기록적인 기온을 경험했다. 폭염이 아시아의 많은 지역을 휩쓸었고, 호주는 전례 없는 홍수와 산불에 직면했다.

파리 협정 이후 기록적인 기온, 극단적인 기후 경험

심층 기사 보도 전문 사이트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은 14일(현지시간) “이러한 사건들은 우리에게 기후 붕괴와 관련된 위험을 상기시킨다. 인류는 지구 온난화의 섭씨 1도 상승 이하에서만 안전하다”고 경고했다.

이 매체는 “하나의 극단적인 사건을 지구 온난화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지만 과학 연구들은 그러한 극단적인 기후 사건들은 더 따뜻한 조건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수면 상승은 지구 온난화의 불가피한 결과이다. 이것은 육지의 녹는 얼음이 늘어나고 따뜻한 바다가 합쳐져서 바닷물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연구는 인간에 의해 유발되는 해수면 상승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산업화 이전 시대의 마지막(보통 1850년경으로 간주함) 온도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기후 시스템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이다. 이는 일단 넘어서면 인간의 시간 척도에서 되돌릴 수 없는 시점을 말한다.

이러한 티핑 포인트 중 두 가지는 그린란드, 그리고 남극 서부의 빙상이 녹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빙상들은 지구 해수면을 10미터 이상 상승시키기에 충분한 양의 얼음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빙상의 온도 임계 값은 불확실하다. 그러나 우리는 산업화 이전 시대에 비해 1.5도가 증가한 온난화 온도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남극 서부의 한 지역에서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증거도 있다.

현대 문명의 부상과 농업혁명, 기온이 안정된 시기에 나와

1.5도의 온도 변화는 꽤 작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현대 문명의 부상과 약 1만2000년 전의 농업 혁명은 예외적으로 안정적인 기온의 시기에 일어났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식량 생산, 글로벌 인프라 및 생태계 서비스(ecosystem services,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는 모두 안정적인 기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 역사적 증거에 따르면 북반구에서 빙하가 광범위하게 성장하고 영국 템스강에서 매년 ‘얼음 축제(River Thames Frost Fairs)’가 해마다 열리던 ‘작은 빙하기’(소빙하기, Little Ice Age 1400~1850년)라고 불리는 시기만 하더라도 0.3도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원래 소빙하기는 지질학적으로 수천 년에 이르는 긴 기간을 말하지만 역사학에서는 대체로 중세 말부터 19세기까지 기간을 가리킨다. 특히 17세기부터 18세기 초까지가 소빙하기 중에서도 가장 기온이 낮았던 때이다.

1600년부터 1814년까지 겨울에 템스강이 얼어붙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런던 사람들은 이 강에서 축제를 벌였다. 온갖 상점들과 맥줏집이 들어서고 축구와 볼링, 스케이팅 경기가 벌어졌다.

1620년에는 보스포루스 해협이 결빙하여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걸어서 건너갈 수 있었다. 1658년 발트해가 결빙하자 스웨덴군은 얼음을 건너 코펜하겐을 향해 공격해 갔다. 1709년에는 베네치아의 석호(潟湖)가 얼어붙어 이탈리아인들도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1812년 겨울을 끝으로 행사는 더 이상 열리지 못했다. 1881년 추위가 닥치면서 열릴 뻔했지만 무산됐다.

소빙하기인 1400~1850년 영국 템스강이 얼어붙을 때는 매년 ‘얼음 축제(River Thames Frost Fairs)’가 열렸다. 온갖 상점들과 맥줏집이 들어서고 축구와 볼링, 스케이팅 경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 ​​​​​​​Regency History]
소빙하기인 1400~1850년 영국 템스강이 얼어붙을 때는 매년 ‘얼음 축제(River Thames Frost Fairs)’가 열렸다. 온갖 상점들과 맥줏집이 들어서고 축구와 볼링, 스케이팅 경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 Regency History]

이 분야에 대한 연구들은 이와 관련해 "지구 시스템 경계선(Earth System Boundaries)"이라는 위험경계선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우리 행성인 지구의 생명체가 상당한 해를 입을 수 있는 다양한 문턱을 정의하는 말이다. ‘더 컨버세이션’은 이러한 여러가지 임계 경계선을 넘어서지 않으려면 온도 상승을 섭씨 1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매체는 1도 이상의 온난화는 난화는 안전하지 않고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수 미터의 해수면 상승, 더 강력한 허리케인, 더 빈번한 극단적인 날씨들이 포함된다.

더 저렴한 재생 에너지, 그리고 탄소 포집 기술도 상당한 수준.

우리는 이미 산업화 이전의 온도보다 1.2도 상승한 시점에 살고 있다. 1.5도 제한을 깨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더 컨버세이션은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1도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아주 획기적인 기술을 뚝딱 끌어낼 필요가 없고, 대신 재생 에너지와 같은 기존 접근 방식을 규모에 맞게 투자하고 구현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재생가능 에너지원의 문제는 무엇보다 비싼 가격이다. 그러나 이 에너지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저렴해지고 있다.

현재 재생 에너지와 핵 발전 및 화석 연료와 같은 에너지 간의 비용 격차는 현재 매우 커 3~4배 차이가 난다.

자료에 따르면 2010년과 2021년 사이에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 생산 비용은 88% 감소한 반면 풍력은 같은 기간 67% 감소했다. 또한 배터리의 전력 저장 비용도 2014년과 2020년 사이에 70% 감소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재생 에너지 용량 확장 노력이 진행 중이며, 이는 재생 에너지 부문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가장 인기 있는 태양광의 세계 생산 능력은 2023년과 2024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재생 에너지 외에도 대기 중의 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기술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정책 옵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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