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취한 손상된 DNA가 체내의 DNA를 손상하기 때문
쥐 실험 결과, 소화기관인 소장에서 DNA 손상 두드러져
500그램의 스테이크에 1그램의 소 DNA 포함돼
익힌 음식이 좋을까? 식단 선택과 공중 보건 정책에 새로운 문제 제시

최근 미국 스탠포드 대학 연구원들은 튀기거나 구운 음식 암 발생 높은 새로운 이유를 발견했다. 고온에 의해 열처리 된 동식물의 손상된 DNA먹으면 체내 DNA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소화기관인 소장 DNA가 가장 큰 손상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미국 스탠포드 대학 연구원들은 튀기거나 구운 음식 암 발생 높은 새로운 이유를 발견했다. 고온에 의해 열처리 된 동식물의 손상된 DNA먹으면 체내 DNA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소화기관인 소장 DNA가 가장 큰 손상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미국 스탠포드 대학 연구원들이 높은 온도에서 익히거나 튀긴 요리 음식이 암 위험을 높이는 잠재적으로 중요한 이유라는 것을 새롭게 발견했다.

이 대학 신문인 ‘스탠포드 뉴스(Stanford News)에 따르면 연구원들은 요리 과정으로 인해 손상된 음식 속의 DNA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원들은 국립 표준기술연구소(NIST), 메릴랜드 대학, 콜로라도 주립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열에 손상된 DNA의 성분이 소화되어 흡수되는 동안 소비자인 사람의 DNA에 통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섭취한 손상된 DNA가 체내의 DNA를 손상시켜

그들은 “그것을 흡수하게 되면 소비자의 DNA에 직접적으로 손상을 입히고, 결국 암과 다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에릭 쿨(Eric Kool) 교수는 “이것이 인간에게 일어난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우리는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열에 손상된 DNA 성분을 흡수할 경우 세포와 DNA 손상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발견은 식단 선택을 하는 우리의 인식과 공중 보건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쿨 교수는 "우리는 열에 의해 익힌 요리가 음식에 있는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이 DNA의 소비가 유전적 위험의 원천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학술지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된 이 연구의 선임 저자인 전용웅 박사는 스탠퍼드대 화학과 박사후 연구팀 출신으로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 박사는 “지금까지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나트륨을 위주의 식사 관련 안전성 문제를 고려했지만 이번 연구는 이제는 DNA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먹는 음식, 예를 들어 고기, 생선, 곡물, 채소, 과일, 버섯과 같은 유기체에 DNA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DNA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과 같은 방식으로 영양 표시 라벨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삼키는 DNA의 양은 무시할 수 없는 양이라고 쿨 교수는 설명했다.

이 연구에 수석 저자로 참가한 KAIST의 전용웅 교수는 스탠포드 화학과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이 연구에 수석 저자로 참가한 KAIST의 전용웅 교수는 스탠포드 화학과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500그램 스테이크에 1그램 소 DNA 포함돼

예를 들어, 약 500그램의 쇠고기 스테이크에는 1그램 이상의 소 DNA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인간이 잠재적으로 열에 손상된 DNA에 노출되는 양이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익힌 음식물의 DNA 섭취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에 나섰다.

그들은 100도의 물에서 15분간 끓이거나 220도의 약한 불에서 20분간 구운 쇠고기, 다진 돼지고기, 그리고 감자를 세가지를 요리한 다음 DNA를 추출하여 NIST의 공동 연구원들에게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미랄 디즈다로글루(Miral Dizdaroglu) 박사가 이끄는 NIST 연구팀은 분석 결과 열로 요리한 삶고 구운 음식 모두에서 DNA 손상이 일어난 것을 확인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두 종류의 손상은 DNA를 구성하는 주요 염기인 사이토신이 다른 염기인 유라실로 변화한 것이었다. 또 다른 주요 염기인 구아닌에서도 일어났다. 이 염기가 산소와 결합하는 일이 일어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염기가 변화를 거친 DNA에게선 모두 유전자 기능을 해칠 수 있는 독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DNA 손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고기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도 DNA 손상을 덜 일으켰다.

연구팀은 이어서 손상된 DNA와 발현된 독성이 실제로 암과 같은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지를 확인하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 착수했다.

그들은 손상된 DNA 성분이 농축된 고농도의 용액을 1주일간 쥐에게 먹였다. 그리고 형광반응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쥐의 각 신체 부위에서 세포를 채취한 뒤 변화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음식의 손상된 DNA 성분이 쥐의 DNA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장을 덮고 있는 세포에서 유전자가 변화하거나 기능이 저하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동물 제품과 같은 DNA 함량이 높은 음식이 감자와 다른 식물과 같은 DNA 수준이 낮은 음식보다 잠재적인 유전적 위협을 더 많이 제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따라 더 다양한 음식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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