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탐파링’ 동굴 유골…동남아에서 가장 오래된 호모사피엔스 화석
미국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 "현생인류 동남아 첫 이주 시기, 예상보다 4만년 더 빨라"
동남아, 열대 기후로 오래된 화석 잘 존재하지 않아... "이례적인 좋은 기회"

미국 일리노이스 대학 고고학 연구팀이 라오스 북부의 한 동굴에서 두 개의 새로운 획기적인 고대 뼛조각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것은 호모 사피엔스가 8만6000년 전까지 동남아시아를 떠돌았음을 암시하는 증거로,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4만년 더 일찍 이 지역을 통해 호주로 이주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화석이 발견된 탐파링 동ㄱ굴 입구 모습. [사진=어스닷컴] 
미국 일리노이스 대학 고고학 연구팀이 라오스 북부의 한 동굴에서 두 개의 새로운 획기적인 고대 뼛조각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것은 호모 사피엔스가 8만6000년 전까지 동남아시아를 떠돌았음을 암시하는 증거로,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4만년 더 일찍 이 지역을 통해 호주로 이주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화석이 발견된 탐파링 동ㄱ굴 입구 모습. [사진=어스닷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고고학자들이 라오스 북부의 한 동굴에서 두 개의 새로운 획기적인 고대 뼛조각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것은 호모 사피엔스가 8만6000년 전까지 동남아시아를 떠돌았음을 암시하는 증거로,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4만년 더 일찍 이 지역을 통해 호주로 이주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 어바나-샴페인 캠퍼스가 주도한 공동 연구팀은 10년 이상에 걸쳐 탐파링(Tam Pà Ling) 동굴에서 발굴 작업을 벌여 점토 층 사이에 끼어 있는 7개의 뼛조각을 발견해 분석했다.

동남아 대륙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화석

일리노이 대학의 로라 섀클포드(Laura Shackelford)와 그녀의 동료 과학자들은 산 정상에 위치한 이 동굴에 도착하기 위해 끈적끈적한 열대 더위를 뚫고 정기적으로 하이킹을 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이는 지금까지 동남아시아 대륙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 증거이며, 현생 인류가 동아시아를 거쳐 호주로 이동한 시기가 알려진 것보다 4만년 더 이르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섀클포드 교수는 “7미터 아래로 파고든 후 마침내 발굴 작업이 기반암(bedrock)에 도달했고, 팀은 동굴의 완전한 연대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동굴에서 발굴된 퇴적물과 뼈는 현생 인류가 적어도 6만8000년 동안 이 산악 지역에 거주하다가 예상보다 훨씬 더 일찍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탐파링 동굴에서 두개골 조각과 정강이뼈를 발견하고 이 뼈들의 형태가 현생 인류 이전에 인근에서 살았던 것으로 밝혀진 데니소바인보다는 호모 사피엔스와 훨씬 가까우며, 정강이뼈는 연대가 8만600~6만8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뼈들의 기하학적 형태 분석 결과, 이들이 현지에 분포돼 살고 있던 고인류 집단으로부터 진화했거나 현생인류와 고인류 집단의 혼합 혈통이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이곳으로 이주해온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 혈통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탐파링 동굴이 약 7만 년 전에 데니소바인이 많이 거주했던 '코브라 동굴'과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들은 "이 지역은 호모 사피엔스보다 훨씬 이전부터 우리 조상 인류가 사용했던 이동 경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게놈을 이용한 기존의 연구 결과들은 인류의 조상 호모 사피엔스가 최초 발생지인 아프리카를 떠나 오스트랄라시아(Australasia)로 여러 차례에 걸쳐 이주했을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연구를 이끈 일리노이 대학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인류고고학자 로라 새클포드 교수. 

그러나 동남아시아에서 발견된 화석 증거들로는 정확한 이주 시기를 알기가 어려웠다. 다만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라오스, 호주 등에서 발견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주 시기는 최소 4만6000여년 전일 것으로 추정됐을 뿐이다.

동남아, 열대 기후로 오래된 화석 잘 존재하지 않아... "이례적인 좋은 기회"

새클포드 교수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화석 기록은 제한적이다. 왜냐하면 부분적인 이유로 열대 기후가 대부분의 뼈를 분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인류가 언제 이 지역에 처음 도착했는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이주했는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라오스는 동남아 국가 가운데 호주로의 잠재적인 이주 경로에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 호주의 가장 오래된 고고학 유적지가 6만5000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크포드 교수는 탐파링 동굴 유적은 호모사피엔스 연구가 덜 된 이 지역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이 지역을 통한 이주 시기에 대한 추가적인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새로 발견된 뼈들은 작은 두개골 조각과 정강이뼈 조각이다. 유해들은 아마도 홍수가 나는 동안 그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 동굴로 휩쓸려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전자 스핀 공명(electron spin resonance)과 우라늄 연대 측정을 사용하여 인간 화석과 함께 발견된 초식동물의 치아의 연대를 측정했다.

그들은 또한 광자가 마지막으로 흙을 비추었을 때를 계산하는 발광 연대 측정법(luminescence dating)을 사용하여 동굴 퇴적물의 연대를 측정했다.

그 결과, 두개골 조각과 정강이뼈의 나이를 각각 약 7만 년과 7만7000년 정도로 추정했다. 하지만 정강이뼈는 8만6000년 정도가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더 많은 화석을 찾기 위해 동굴에서 발굴을 계속할 예정이다. 앞으로 동굴 너머의 발견들은 또한 그 지역의 초기 인류 거주자들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섀클포드는 교수는 "이것은 단지 하나의 산에 불과하다. 우리가 탐험해야 할 동굴은 수천 개에 이른다”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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