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원전 단일설비 역대 최대 규모 건설 사업 수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집트 이어 두 번째 원전 설비 수출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에서 추가 원전 수주 가능성 거론

한국의 원전 산업이 글로벌 건설 사업 수주에 속도가 붙으면서 새로운 부흥을 맞이했다. 월성원자력홍보관 내 중수로형 원자력발전 계통도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한국의 원전 산업이 글로벌 건설 사업 수주에 속도가 붙으면서 새로운 부흥을 맞이했다. 월성원자력홍보관 내 중수로형 원자력발전 계통도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퀘스트=최양수 기자 】 한국의 원자력발전 산업이 부활하고 있다. 친환경 이슈와 함께 ‘탈(脫)원전’까지 덮치면서 원전 산업이 위기를 맞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180도로 변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해 에너지 공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에너지 믹스(Energy Mix)'에서 탈원전과 탈탄소를 병행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원전의 효용성이 커지고 있다. 

비슷한 시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속가능한 녹색 분류체계(택소노미) 초안에서 원자력 발전을 환경과 기후 친화적인 녹색 투자로 분류하는 등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원전이 다시 주목받았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루마니아에 1억9500만유로(약 2600억원) 규모의 삼중수소제거설비(TRF)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원전 단일설비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사업은 루마니아 원자력공사가 체르나보다 원전의 계속운전 등을 위해 중수로 가동시 발생되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를 포집·저장할 수 있는 안전설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앞서 지난 2021년 6월 첫 번째 입찰은 발주사측 사정으로 입찰절차가 취소됐지만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재차 입찰에 도전한 끝에 최종 계약을 따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번째 수출 계약이다. 첫 번째는 작년 8월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사업 수주다.

이번 수주로 동유럽 추가 수출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국영 폴란드전력공사(PGE)는 민영 발전사인 제팍(ZE PAK)과 함께 한수원과 협력해 퐁트누프 지역에 한국형 가압경수로(APR1400) 2∼4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지에서 추가 원전 수주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를 달성해 10만개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신규 원전 수출 관련 프로젝트에 강한 드라이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적극적인 원전활용 정책과 함께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더해져 한국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원전 생태계 복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원자력은 1972년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원전)인 고리 원자력 1호기를 시작으로 50여년 간 국내 주요 발전 에너지원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원전 비중 축소 에너지 전환 정책 기조로 한동안 원전은 천덕꾸러기가 됐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원전 중시 정책으로 에너지 정책이 복귀했다.

오랜기간 중단됐던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와 신한울 1호기 건설 등 원전 산업의 부활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내 가동 중인 원전은 총 25기가 상업운전 중에 있으며 28기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 개발 및 수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사고 시 방출되는 유해물질의 양이 적어 비교적 안전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노후한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국정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SMR에 발 벗고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력을 지닌 한국과 해외원전수출 공동 협력을 제안하는 등 SMR은 한국의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은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한국 경제를 이끌 중요한 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다”며 “대형 원전 설비와 더불어 SMR도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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