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좋은 와인은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이다!

【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 칼럼리스트 】 위 와인 리스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100점짜리 와인들이다.

세계적인 와인전문지나 와인 평가자들의 기준을 보면 대개 미국 스타일의 100점 만점기준, 

유럽식의 20점 만점 기준, 3~5등급기준(별점 또는 글라스 개수)의 3 종류로 나뉜다.

우리는 로버트 파커를 통해서 100점 기준으로 와인을 품평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때론 도대체 99점과 100점의 차이는 뭐지? 라고 궁금해지기도 하고.

만점을 좋아하는 우리들의 생활 습관 탓인 지 왠지 80점대를 맞은 와인은 질이 엄청 낮은 것처럼 느끼기까지 한다. 사실 학창시절 80점대는 ‘우’ 내지는 ‘수’에 해당되는 점수였고 이거 맞으려면 꽤 열심히 공부해야 했으면서도.

설사 점수를 참고로 하여 와인 구매를 한다고 해도 여기에 또 하나의 장벽이 있다.

상대적으로 ‘마실 만하다’ 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최하 점수 기준(컷트라인)이 와인 전문지나 평론가들별로 점수대의 기준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문 평가자별로 그 평가가 인정받는 전문 지역이 달라서 참고를 하더라도 생산 지역에 따라 주로 참고할 전문평가자를 기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와인을 고를 때 도움이 되라고 그 조견표를 정리해보았다.

100점 만점의 평가일 경우에는 평가자별로 일일이 평가기준을 암기해놓기가 힘드니 대략 80점을 컷트라인으로 기억하면 된다.

이 정도면 특별한 결점이 없으니 데일리용으로 안심하고 마실 만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물론 평론가에 따라 약간 억울한 와인이 나올 수도 있기는 하다.

상기 표에서 보듯이 로버트  파커(70점 이상)나 스테판 탠저(75점 이상), 

와인 스펙테이터(75점 이상) 같은 경우에는 80점 이하도 평균수준이어서 데일리 와인으로 마시기에 적합하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85점 이상이면 추천할 정도로 결점이 없으면서도 나름 지역이나 포도 품종의 특별함이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학교 성적으로 보면 ‘우(優)’에 해당하는 셈이다.

20점 만점의 평가일 경우에는 두 가지만 암기하면 된다.

디캔터(Decanter)지는 13점부터, 잰시스 로빈슨은 15점부터 마실만한 와인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별점이나 글래스로 평가를 하는 3~5등급 기준일 경우에는 일단 하나라도 받은 것은 특별한 결점이 없고 평균내지는 평균 수준 이상이어서 마실만한 와인이라는 의미다.

이도 저도 외우기 싫은 사람들은 점수에 상관없이 그냥 누군지 모르더라도 평론가가 평가해놓은 와인을 마시면 된다.

이들이 평가한 와인의 50% 정도는 추천내지는 강력추천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즉 이들 전문가들의 평가점수의 평균이 약간 상향 이동되어 추천내지는 강력추천에 해당되니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단 이들이 평가했다고 하면 80%~90%정도의 확률로 마실만한 와인이란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 와인 평가 중에서 완전히 소비자들이 평가한 와인을 통계적으로 모아 놓은 와인 평가가 있다. 다른 것들은 전부 소위 와인 전문가들이 평가한 것인데 비해서.

바로 비비노(VIVINO)이다. 

이것은 5점 만점을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자신들이 마신 와인의 사진을 올리고 점수를 주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초창기에는 데이터 수가 작아 제대로 평가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약 9.5백만개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의미가 있다. 물론 와인 개별적으로는 데이터가 덜 축적된 것도 있지만 이 앱은 전문가들이 평가하지 않은 와인들도 소비자들이 평가하여 올리기에 전문가 점수가 없는 와인들에 대해 참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 와인 전문가들이나 잡지들은 전세계 와인의 20%정도를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 비비노에 따르면 전체 평가중 3.6점이 평균점이란다. 즉 9.5벡만개중 50%에 해당하는 와인들이 3.6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4.0은 상위 15%선 즉 평가된 전체 와인의 85%이상으로 좋은 와인에 해당되는 셈이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준 점수와 10만명 이상의 와인 전문가들이 준 점수를 비교해본 결과 비비노의 점수는 다음과 같은 수준이라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출처 : https://www.vivino.com/wine-news/vivino-5-star-rating-system )

비비노에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구매한 가격도 올려놓고 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지기는 했으나 어떤 경우에는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게 올라온 경우도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와인별로 통계수치가 더 모아지면 좀 더 정확해지겠지만 그래도 문제인 것이 각 국가별 주세 등의 세금제도가 다른 경우가 반영되지 않고 평균치만 올라오게 되어 실제 구매시에는 해당 가격으로 구매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와인은 일단 본인이 직접 마셔보고 평가해야 하지만 마셔보지 않은 와인을 고를 때는 

이런 점수를 확인해보는 것이 구매 실패를 예방하는 한 방법이 된다.

이런 평가점수가 없는 경우에는 세계적인 시음평가대회에서 수상경력이 있는 지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도 최소한 실패하지 않고 좋은 와인을 구매하는 방법이 된다.

그랑골드, 골드, 실버, 브론즈 등의 메달을 수여한 경우다.

물론 이 메달도 점수 구간을 정해서 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와인을 평가할 때 특정 와인이 결점이 있느냐 없느냐로 보는 시각과 좋으냐 나쁘냐 혹은 내입맛에 맞느냐 아니냐로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개 결점의 유무로 와인을 평가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결점만 없으면 각 와인은 나름 마실만한 와인이 되고 새로운 와인에 대해서도 그 나름의 세계를 즐길 수 있는 여유라는 것이 생길 수 있다.

하나 자신의 입맛에 맞는 지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하게 되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와인에 대해서는 그 장점과 독특함을 발견하기 힘들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의 입맛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감각기관에서 느끼는 정도가 다르고 취향이 다른 데다가 취향 자체가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타인의 취향에 대해 존중하려는 마음은 항상 갖고 있을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입맛만을 강조하면 소위 요즘 말하는 ‘입맛의 꼰대’가 되기 십상이다.

먹는데서 인심난다는 것은 풍족하게 먹어야 사람이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외에도 타인의 입맛을 존중하는 태도도 중요하다는 의미도 갖는다고 볼 수 있겠다.

다름과 틀림은 먹는 데서 무의식적으로 인식되고 사람의 성품을 나타내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아주 가난할 때는 먹을 것만 있으면 그 자체로 좋으나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게 되면서부터 반작용으로 주관적인 개인의 입맛을 일반화시켜서 객관적으로 주장하는 경향이 생기다가 어느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타인의 먹거리 취향에 대해 존중하고 자신도 그 범위를 더 넓히려는 입맛의 너그러움을 갖게 되는 것이 우리 인생들의 모습이다.

우리는 지금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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