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소비자 價 전년 대비 13.3% 인상, 소매價도 9개월째 상승
서울 식당 삼계탕 평균가격 1만6423원...전국은 1만5581원
정부, 닭 공급량·무관세 늘려 수급 문제 해결...가격 하락 유도

초복을 이틀 앞둔 9일 오후 서울 망원시장에서 상인이 닭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당 닭고기 소매가격은 636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5584원과 비교해 12.2% 올랐다. [연합뉴스]
초복을 이틀 앞둔 9일 오후 서울 망원시장에서 상인이 닭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당 닭고기 소매가격은 636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5584원과 비교해 12.2% 올랐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본격적인 더위를 알리는 초복(11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날을 기력보충의 날로 여기는 직장인들은 ‘한 그릇 하자는’ 약속 잡기에 바쁘다. 일반적으로 ‘1인 1닭’은 해줘야 복달임을 했다고 친다. 하지만 만만찮은 삼계탕값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좀 알려졌다 하는 집의 삼계탕 값은 1만7000원~2만원 선이다. 스스로 절충해서 ‘반계탕(반마리)’을 선택해도 1만2000원~1만4000원은 줘야 한다. 복날 한 끼 식사(통과의례) 치곤 지출이 꽤 된다. 이마저도 긴 줄의 수고로움을 겪어야 한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 있는 삼계탕 전문 ‘ㅈ식당’의 새벽은 대형 솥에 불을 붙이며 시작한다. 부화한 지 45일 정도 되는 닭을 삶으며 하루 장사를 준비한다고 한다. 하지만 대목을 앞두고 닭 확보에 여념이 없는 주인장은 닭값이 크게 올랐고, 수급도 여의치 않다고 한다. 

삼계탕 주재료인 닭 크기는 주로 45~55호를 쓴다. 지난 4월 도계장 출고 가격(3580원)이 석 달 전인 1월 말에 비해 30% 가까이 올랐다.(한국육계협회의 닭고기 시세 참조).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도 큰 폭의 상승률이다.

정부가 초복을 앞두고 삼계탕 관련 식재료 가격이 폭등하자 물가 관리에 나섰다. 닭고기 품귀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입량 확대 등을 통해 가격 안정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삼계탕 가격은 오를 데는 다 올랐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닭고기 소비자 가격은 6385원(kg당) 으로 전년(5635원)에 비해 13.3% 올랐다. 닭고기의 월평균 소매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주재료인 닭이 오른 만큼 삼계탕 가격이 오르는건 당연.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에 따르면 5월 전국 식당의 삼계탕 가격은 평균 1만558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4138원)보다 10.2% 올랐다. 서울은 더 올라 1년 전보다 12.7% 오른 평균 1만6423원을 받는다.

닭고기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계절적 요인만이 아니다. 병아리 사육 농가에서 사룟값 인상 등 생산비가 늘어나자 사육 규모를 줄인 영향이 크다고 닭고기 생산·유통회사들은 말한다. 병아리 공급 수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시내 한 유명 삼계탕집에 늘어선 사람들. 삼계탕 값이 닭값 인상 등 요인으로 크게 올랐다.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공급망 문제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판단, 닭고기 가격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여름철 소비가 집중되는 삼계탕용 닭 공급량(6월)을 지난해에 비해 19.9% 늘렸다. 생산업체에 육용종계 증산 주문을 통해 늘어난 공급량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대형마트에서 할인 방출하고 있다.

또 상반기 6만톤(9000만 마리 분량)의 냉동 닭고기에 대한 할당관세 0% 적용 물량을 7월부터 3만톤 추가, 닭고기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무관세 닭고기를 늘려 가격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식당 가격표가 달라질 것으로 믿는 소비자는 아마도 없을 것으로 본다.

그래도 복날이면 어김없이 많은 직장인과 주부들은 ‘1인 1닭’의 복달임을 위해 식당 앞에, 마트 닭고기 매장 앞에, 습관처럼 줄을 길게 늘어서며 복날의 일상 풍경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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