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 요구
전국 145개 병원, 4만5000여명 참여...역대 최대 인원
고대안암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20여곳도 파업에 동참

12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로비에서 열린 파업 전야제에서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선대학교병원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로비에서 열린 파업 전야제에서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선대학교병원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이 13일 공공의료와 인력 확충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004년 이후 19년 만이다. 역대 최대 인원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돼 장기화할 경우 의료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은 전국 145개 병원, 4만5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안암병원, 이대목동병원, 경희대병원, 아주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20여곳도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인력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합원 65%가 간호사인점을 감안하면 의료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노조는 오는 상경 파업 집회를 열 예정이다. 또 서울과 세종 등 지역별로 파업을 진행한다. 장맛비가 쏟아져도 총파업 집회는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의료 공백이 예상되는 기운데 아직까지 정부측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노조 측은 정부가 만족할만한 답을 내놓을 때까지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파업 찬반 논란과 함께 의료 관련 단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 14개 의료단체는 정부와 대화를 촉구하며 의료공백이 나오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병원협회는 필수의료인력을 유지하겠다는 노조 측 입장에도 불구, 일반병동이 정상 운영되지 못한다면 응급실도 제 기능을 발휘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관련 팻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관련 팻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노조의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을 시사했다. 박민수 제2차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법에서 요구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업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박 차관은 또 이번 사안은 노사 문제이기 때문에 노조는 사측이랑 협상해야 하며, 정부 정책을 이유로 파업을 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 입장은 정부와 궤를 달리 한다. 노조는 2021년 '9.2 노정합의'에서 의료인 처우 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합의사항 이행을 요구하기 위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노조는 지난 5월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보건의료인력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범위 명확화 △의사 확충과 불법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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