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가능성으로 분류, 일일 섭취량 한도는 그대로 유지. 왜?
IARC 증거 라인 “제한적”… "편견, 혼란 요인 등"으로 왜곡 가능성 많아
“발암 가능성 증거 발견하려면 장기간 연구 결과 필요”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을 둘러싸고 유엔 산하 WHO와 미국 FDA의 뜨거운 논쟁이 조짐을 보이고 있다. FDA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이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아니라며 WHO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사진=NPR]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을 둘러싸고 유엔 산하 WHO와 미국 FDA의 뜨거운 논쟁이 조짐을 보이고 있다. FDA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이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아니라며 WHO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사진=NPR]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을 둘러싸고 유엔 산하의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뜨거운 논쟁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공영방송 NPR과 과학전문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 등에 따르면 FDA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이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아니라며 WHO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FDA의 서면 발표는 아스파탐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한 WHO의 산하기관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표에 이어 나왔다.

WHO의 “발암 가능성” 결정에 반기 든 FDA

FDA는 IARC의 증거 라인은 “제한적”이라며 "기회, 편견, 혼란 요인 등"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을 자신 있게 배제할 수 없으며, "중대한 단점"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FDA는 성명에서 "아스파탐은 인간의 식품 공급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식품 첨가물 중 하나”라고 강조하면서 안전성에 대해 확신했다.

FDA는 "FDA 과학자들은 승인된 조건에서 아스파탐을 사용할 경우 전혀 안전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하루에 2.2파운드(1kg)의 체중 당 40밀리그램 이하의 아스파탐을 준수할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체중이 68kg인 사람은 12캔 이상의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마실 경우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IARC가 이처럼 논쟁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라이브 사이언스는 이에 대해 상세하게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2주 전 독점 기사에서 IARC가 가능한 발암물질 목록에 아스파탐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종양 전문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저널에 이러한 내용이 발표되면서, IARC는 그 선언을 공식화했다.

아스파탐은 알로에 베라 잎 추출물, "전통적인 아시아" 절임 채소, 그리고 휴대전화와 관련된 무선 주파수 전자기장을 포함한 수백 가지의 다른 발암 가능한 물질들 중 하나로 리스트에 올랐다.

일일 섭취량 한도는 그대 유지, 왜?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공동 산하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 유해성 평가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내고 발암가능물질 분류군인 2B에 아스파탐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또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체중 1㎏당 40㎎으로 재확인한다고 발표했다.

IARC는 발암 위험도에 따라 1(확정적 발암 물질), 2A(발암 추정 물질), 2B(발암 가능 물질), 3(분류불가) 등으로 분류한다.

1군에는 술·담배, 가공육 등이 속하고 2A군에는 적색 고기와 고온의 튀김 등이, 2B군에는 김치나 피클 등의 절임 채소류가 포함된다.

2B군은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주로 분류한다.

미국 암확회 최고 과학 책임자인 윌리엄 다헛 박사

IARC와 JECFA는 "제한된 근거를 토대로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했다"며 "우리가 평가한 데이터들은 아스파탐의 기존 일일 섭취 허용량을 변경할 충분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FDA는 NPR에 “아스파탐을 인간에게 가능한 발암물질로 분류한 WHO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반대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IARC의 발암물질 순위 체계는 오랫동안 오해의 소지가 있고, 혼란스럽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암 관련성 증거 되려면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해"

FDA 대변인은 이메일에서 "FDA 과학자들은 2021년 IARC의 암 가능성 기준과 관련된 과학 정보를 처음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의 연구에서 중요한 단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JECFA가 현재 사용 수준에서 아스파탐에 대한 안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일일 허용 섭취량을 변경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과학자들은 발암물질에 노출된 후 암이 발병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며 더 장기적인 연구를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미국 암학회(ACS)의 최고 과학 책임자인 윌리엄 다헛(William Dahut) 박사는 "놀랍게도 이제까지 장기적인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아스파탐 섭취가 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간단히 예, 또는 아니오 대답을 원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연구는 실제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없어지는 아스파탐의 양을 추적하지 않는다. 때문에 ‘회색 영역(gray area)’이 있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한 한 가지 연결고리는 아스파탐이 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신체의 염증을 증가시키는지 여부이다. 우리는 실제로 그 분야에서 자신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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