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상승으로 지반이 조금씩 변형되고 이동해… “아주 조용한 위험”
시카고 지하, 매년 섭씨 0.1~2.5도 상승… 종류에 따라 수축도 팽창도 해
시카고의 점토는 가열될 때 수축, 석회암과 단단한 점토는 팽창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기후변화는 지구의 기온을 상승시키면서 가뭄, 폭염, 그리고 산불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것은 해수면 온도를 높여 허리케인을 강력하게 만드는가 하면, 해양 산성화와 생태계 불균형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또한 우리의 발 밑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땅 속에서 일어나는 소위 "지하 기후 변화(underground climate change)"라는 현상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하 기후변화'로 땅 속의 기온이 증가하면서 기반이 되는 흙이 수축하거나 팽창하면서도심의 기반이 조금식 무너지고 잇다고 한다. 사진은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 있는 시카고 루프의 모습. [사진= 픽사베이]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하 기후변화'로 땅 속의 기온이 증가하면서 기반이 되는 흙이 수축하거나 팽창하면서도심의 기반이 조금식 무너지고 잇다고 한다. 사진은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 있는 시카고 루프의 모습. [사진= 픽사베이] 

온도 상승으로 지반이 조금씩 변형되고 이동해… “아주 조용한 위험”

CNN에 따르면 이 개념은 열로 인한 철도 선로의 좌굴(挫屈, bucking)과 지하수 오염 문제를 둘러싸고 수년 동안 연구되어 온 사안이다.

그러나 환경전문 매체 에코워치(EcoWatch)는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토목 및 환경공학과 알레산드로 로타 로리아(Alessandro Rotta Loria) 교수의 기후변화 관련 새로운 연구가 관심을 끌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좌굴은 기둥의 길이가 그 횡단면의 치수에 비해 클 때, 기둥의 양단에 압축 하중이 가해졌을 경우 하중이 어느 크기에 이르렀을 때 기둥이 갑자기 휘는 현상을 말한다.

로타 로리아 교수는 "지하 열섬(subsurface heat islands)”이라고도 하는 지하 기후변화가 토목 기반 시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문가로 등장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로타 로리아 교수는 "지하 기후변화는 조용한 위험이다. 지반은 기후변화에 따른 온도 상승으로 변형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기존의 토목 구조나 인프라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록 현재 이 지하 기후변화 현상이 사람들의 안전에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기초 시스템과 토목 기반 시설의 일상적인 운영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지하 기후 변화가 민간 인프라에 미치는 조용한 영향(The silent impact of underground climate change on civil infrastructure)”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엔지니어링(Communications Engineering)’ 저널 최근호에 발표되었다.

“땅은 뜨거워지면, 종류에 따라 팽창하고 수축해서 기형으로 변할 수 있다. 건물의 기초가 움직이고 때로는 균열을 일으킨다. 이는 구조물의 안전과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카고 지하, 매년 섭씨 0.1~2.5도 상승… 종류에 따라 수축도 팽창도 해

그는 이어 "시카고 지하 점토는 다른 많은 미세한 토양처럼 열을 가하면 수축할 수 있다. 지하 온도 상승의 결과로 도심의 많은 기초들이 천천히, 그러나 계속해서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타 로리아 교수는 “가라앉고 있는 도시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굳이 베니스로 이사할 필요는 없다”며 이전 연구에서 도시 지하에서 매 10년마다 섭씨 0.1도에서 2.5도가 상승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로타 로리아는 보도자료에서 "지하실, 주차장, 터널, 기차를 생각해 보자. 이 모든 시설이 지속적으로 열을 방출한다. 일반적으로, 도시는 건설 자재들은 열을 가두어 두었다가 대기로 방출하기 때문에 시골보다 따뜻하다”고 말했다.

로타 로리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시카고에서 가장 고충 건물들이 많은 비즈니스 중심지 ‘시카고 루프(Chicago Loop)’를 따라 지상과 지하에 150개 이상의 무선 온도 센서를 설치했다.

그들은 주로 지하철 터널, 지하실, 지하 도로, 그리고 지하 주차장에 설치했다.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곳으로 나무가 많고 숲이 있는 녹지 공간인 그랜트 공원에 일부를 묻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토목 및 환경공학과 알레산드로 로타 로리아 교수는 '지하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전문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연구팀은 시카고 루프 지하 온도가 그랜트 공원 지하보다 종종 무려 섭씨 10도 더 따뜻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하 공기 온도는 손상되지 않은 땅의 온도보다 섭씨 25도나 더 뜨거울 수 있으며, 뒤틀림과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구조물에 노출된 사람들은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

로타 로리아 교수는 "우리는 시카고를 생생한 살아있는 실험실로 사용했다. 그러나 지하 기후변화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밀집된 도시 지역에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겪는 모든 도시 지역은 기반 시설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시카고 지하철 터널이 완공된 1951년 이후 지하 온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온도 데이터를 3년간 수집한 후 3D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다.

시카고의 점토는 가열될 때 수축, 석회암과 단단한 점토는 팽창

여기에서 수치들은 현장 데이터와 거의 같기 때문에 이 값들을 사용해 2051년까지의 온도 변화를 예측했다.

그들은 또한 상승하는 온도에 대응하여 땅이 어떻게 변형될 것인지에 대한 모델도 고안했다. 단단하고 부드러운 점토와 같은 물질은 가열될 때 수축하는 반면 석회암과 단단한 점토와 같은 물질은 팽창한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따뜻한 온도는 땅을 팽창시켜 12mm까지 부풀어 오르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땅이 수축되면 무게에 따라 건물이 최대 8mm까지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다. 이는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치다.

로타 로리아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지반 변형이 너무 심해서 인프라의 성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이 갑자기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상황은 아주 천천히 가라앉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구조물과 인프라의 결과는 매우 나쁠 수 있지만, 이를 확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새로운 건물들이 오래된 건물들보다는 더 낫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건물들은 비교적 새것이 많다. 아주 오래된 건물들이 있는 유럽의 도시들은 지하 기후변화에 더 취약할 것이다. 과거의 설계와 건설 관행에 의존하는 돌과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은 더욱 그렇다. 지하의 온도 상승은 기존의 건설물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고 로타 로리아 교수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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