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중앙선전부장 겸임
14세에 베이징대 입학, 25세에 박사 등 천재로 불려
2027년 제21차 전국대표대회 7명 정원의 정치국 상무위원회 진입 가능성 높아

천재 정치인으로 유명한 리수레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차기 지도자로 떠오를 잠룡으로 손꼽힌다./제공=신화(新華)통신.
천재 정치인으로 유명한 리수레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차기 지도자로 떠오를 잠룡으로 손꼽힌다./제공=신화(新華)통신.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국가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권력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있다고 해도 좋다. 민주주의 국가는 당연히 국민이 권력의 주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사회주의 국가는 누가 뭐래도 공산당이 권력의 주체라고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인민 대중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궁극적으로 볼 때 당이 권력의 주체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사회주의권의 종주국인 중국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1억 명 가까운 당원을 보유한 당이 정부와 군대, 인민을 이끄는 권력의 주체라는 사실을 분명히 당강(黨綱)에 못 박고도 있다.

이 사실에 근거해볼 때 정원이 24명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다고 해도 좋다. 위원들이 하나 같이 당정군 주요 각급 기관들의 수장으로 있다고 보면 된다.

현재 정치국은 지난 세기 50년대 생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총 14명에 이르고 있다. 나머지 10명은 60년대 생이라는 말이 된다. 굳이 보충 설명을 하지 않아도 차기에는 이들이 총서기, 총리 등의 국가급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이들 중 외부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면서도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누가 뭐래도 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중앙선전부장을 겸하고 있는 리수레이(李書磊·59) 위원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유는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무엇보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핵심 브레인이라는 사실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이 핵심 요직이라는 사실 역시 간과해서는 곤란할 듯하다.

여기에 나이에 비해 화려한 스펙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지금도 파워가 막강하나 미래를 노릴 잠룡으로도 부족하지 않다는 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1964년 허난(河南)성 신샹(新鄕)시 위안양(原陽)현 출신인 그는 어릴 때부터 주변에 비견할 만한 아동이 없을 정도의 엄청난 천재로 유명했다. 동년배들이 중학교에 다닐 14세의 나이에 베이징대학 도서관학과에 입학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30대 이전에는 수료조차도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듣는 중문학 박사 학위도 고작 25세에 우수한 성적으로 취득했다. 당 인재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중앙당교에 가볍게 자리를 잡은 다음에는 29세 때 부교수로까지 승진했다. 구만리장천을 훨훨 날 초특급 인재의 탄생은 곧 도래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그는 이후 더 이상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그저 2004년 초부터 2년여 동안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부서기로 일한 것이 그나마 눈여겨볼 만한 경력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평생의 보스 시 주석이 상하이(上海)시 서기에서 중앙당교 교장으로 이동해온 2007년 이후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시 주석의 눈에 차고도 넘치게 확실히 들어 고작 45세 때인 2009년 드디어 부교장으로 승진하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때부터 그의 스피치 라이터가 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이후 리 위원은 2014년 초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이라고 해도 좋을 푸젠(福建)성으로 이동, 상무위원 겸 선전부장으로 일하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그를 더욱 크게 쓰고자 하는 시 주석의 배려로 정치판에 본격 뛰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시 주석은 그를 2년여 동안 푸젠성에서 혹독하게 조련한 다음 2015년 12월 베이징시 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영전시켰다.

이어 정확히 1년 후에는 몇 단계나 높은 직급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로 파격 발탁하기에 이른다. 그를 크게 키우려는 시 주석의 큰 그림은 이미 이때 완전히 그려졌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는 진짜 이때를 전기로 크게 성장하는 기회를 잡게 됐다. 2020년 부장(장관)급 중앙당교 부교장에 컴백한 다음 2022년 중앙선전부 부부장을 거쳐 2022년 10월 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매 5년마다 열리는 전당대회)에서는 마침내 대망의 정치국 위원으로 자리를 잡는다. 최연장자보다 무려 14세나 어린 최연소 위원이었다. 욱일승천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의 쾌속 승진이 아니었나 보인다.

현재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이어질 경우 그는 2027년 10월을 전후해 열릴 제21차 전국대표대회에서 7명 정원의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만약 예상이 현실이 된다면 그는 일거에 국가급 지도자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운이 좋을 경우 총서기나 국가주석, 총리 같은 최고 지도자의 자리도 차지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상무부총리 이상의 자리에서 맹활약을 펼칠 것이 확실시된다.

당연히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무엇보다 차기를 노리는 라이벌들과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야 한다. 정치국 내에서는 64년생 동갑내기들인 리간제(李干杰)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조직부장, 장궈칭(張國淸) 부총리, 천지닝(陳吉寧) 상하이(上海)시 서기 등이 우선 극복해야 할 라이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 4년 선배인 천민얼(陳敏爾. 63) 톈진(天津)시 서기 역시 간단치 않다. 그 역시 시 주석의 총애를 입고 있는 잠룡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정치국 외에서는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늘 잠룡으로 손꼽히는 루하오(陸昊. 57)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주임, 후하이펑(胡海峰. 51)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 서기 등의 젊은 피들을 머쓱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

아직 국내외에서의 지명도가 낮은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 향후 4년 남짓한 기간 동안 뭔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말도 될 것 같다. 이외에 권력에 대한 의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나 천재의 특징이기는 하겠으되 정치인에게는 좋은 덕목이라고 하기 어려운 비사교적인 스타일 역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누가 보더라도 천재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 상당한 인재로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노력까지 더해질 경우 앞날은 탄탄대로라고 해도 괜찮다. 국가급 지도자로 가는 길이 그에게 활짝 열려 있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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