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3사 등 상반기 세액공제 혜택 총 4291억원
국산 전기차 판매 양호한 수준...업계 "3년 뒤 본격 성과"
"IRA 제도 변동성, 중국 리스크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자동차배터리.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자동차배터리.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미국이 자국 에너지안보와 제조업 분야 강화를 내세우며 발효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16일로 1년이 됐다. 지난 1년간 국내 기업은 IRA에 따른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결론은 우려에 비해 영향은 크지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국산 전기차 판매가 양호한 수준을 보이는 등 수혜를 누렸다는 평가다.

IRA 시행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수십조원을 투자하는 등 미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했지만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3년 뒤부터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IRA 제도의 (정치적) 변동성과 중국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잠재하고 있는 만큼 향후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IRA 시행에 따라 국내 기업의 생산세액공제액(AMPC) 수혜 대상 기업으로 꼽힌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와 한화솔루션의 올 상반기 세액공제 혜택은 총 4291억원으로 집계됐다.

배터리3사 가운데 북미 시장 현지화율이 가장 높은 LG에너지솔루션의 세액공제액이 211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온이 1670억원, 한화솔루션이 509억원을 회계에 반영했다. 북미 지역에 가동 중인 공장이 없는 삼성SDI는 2025년을 기점으로 수혜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이 받게 될 AMPC 혜택이 2조4000억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북미 생산 능력 확대에 따라 수혜액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IRA는 최종적으로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는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했을 경우,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의 40% 이상 사용했을 경우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 생산 거점 확보에 적극 나서는 등 대미 투자를 늘려왔다. 완성차 업계와의 합작법인 설립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나란히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각각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만 총 8개의 공장을 운영 또는 건설 중이다.

LG엔솔·혼다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LG에너지솔루션 제공=연합뉴스]
LG엔솔·혼다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LG에너지솔루션 제공=연합뉴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 데 이어 GM과도 손잡고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3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처럼 북미 지역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돼 생산이 늘어날 경우 본격적인 IRA 수혜가 기대된다. 다만 IRA 제도가 어떤 변동성을 갖느냐가 관건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정책의 변화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배터리 핵심 광물의 높은 중국 의존도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양극재·전구체 등 배터리 핵심 소재, 웨이퍼·잉곳 등 태양광 중간재 등의 중국 수입 비중은 여전히 90%를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공급망 다변화, 북미·동남아시아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어 2025년 이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리스크를 완전히 지우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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