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기반이 아니라 투자 기반으로 세금 부과해야”
소비 패턴에 기반한 정책은 ‘퇴행적인’ 접근법
상위 0.1% ‘슈퍼 배출자’의 15일 소득, 하위 10%의 평생 소득만큼 배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40% 이상이 상위 10%의 부유한 시민들의 소득 흐름에 기인한다는 것이 나타났다. 상위 1%의 소득자들은 배출량의 15%에서 17% 사이를 차지한다. 또한 비 히스패닉 백인 가구는 배출량과 관련된 소득이 가장 높은 반면, 흑인 가구는 가장 낮았다. [사진=매사추세츠 대학 앰허스트 캠퍼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40% 이상이 상위 10%의 부유한 시민들의 소득 흐름에 기인한다는 것이 나타났다. 상위 1%의 소득자들은 배출량의 15%에서 17% 사이를 차지한다. 또한 비 히스패닉 백인 가구는 배출량과 관련된 소득이 가장 높은 반면, 흑인 가구는 가장 낮았다. [사진=매사추세츠 대학 앰허스트 캠퍼스]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예를 들어 석유자본에 투자해 많은 돈을 번 사람과, 또 직접 배출을 담당하는 화력발전소와 같은 사업에 투자해 돈을 많이 번 사람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세금 정책을 어떤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까?

또 기후변화와 관련된 소비재 제품에 과도하게 세금을 물리는 것이 기후 변화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좋은 방법일까?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 앰허스트 캠퍼스가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가장 부유한 미국인들, 즉 소득이 상위 10%에 드는 개인들이 미국의 총 온실 가스 배출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 부자가 총 온실가스 배출의 40% 책임

이 연구는 소득(특히 금융 투자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그 소득을 창출하는 데 사용되는 배출량과 연결한 최초의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정책 입안자들이 기후 변화 완화 목표를 동등하게 충족시키기 위해 주식 투자자에 대해 배출을 고려한 세금 정책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과학자들과 환경 운동가들은 오랫동안 소비 패턴, 즉 우리가 먹는 음식의 양과 종류, 우리가 구입하는 것들, 혹은 우리가 운전하는 자동차들이 온실 가스 배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전통적인 기존의 환경 정책은 일괄적으로 소비를 제한하고 붉은 고기를 식물성 식단으로 대체하거나, 또는 전기 자동차로 전환하는 것과 같은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인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 책임자인 앰허스트의 자레드 스타(Jared Starr) 교수는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기 위한 소비 기반의 접근법은 퇴보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타 교수는 “소비 기반의 접근법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저축하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 극도로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가난한 사람만을 불균형적으로 처벌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소비 기반의 접근으로는 극도로 부유한 사람에게는 영향 미치지 않아

"소비 기반 접근법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탄소 오염은 소득을 창출하지만, 그 소득이 필수품에 소비되기보다는 주식에 재투자될 때, 그것은 소비 기반 탄소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스타 교수는 꼬집었다.

배출은 어떻게 수입을 창출하는가? 이 명백하고 단순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비록 미국인의 약 90%의 임금과 봉급의 분배는 비교적 이해하기 쉽지만, 가장 부유한 미국인의 부의 큰 원천을 구성하는 투자 수입을 이해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먼저 28억 개 이상의 부문 간 금융 이전이 포함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 다음 이러한 거래를 통해 탄소와 소득의 이동을 추적하여 30년 동안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공급업체 기반 및 생산자 기반의 소득에 대한 온실 가스 배출이라는 두 가지 다른 값을 계산할 수 있다.

공급자 기반의 배출물은 화석연료를 경제에 공급하는 산업에서 발생하는 배출물을 말한다. 예를 들어, 화석연료 회사들이 방출하는 영업상 배출물은 사실 매우 적다. 그러나 석유를 연소할 다른 사람들에게 판매하여 막대한 이익을 창출한다.

반면에, 생산자 기반 배출물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같은 특정 사업체의 운영에 의해 직접 배출되는 배출물을 말한다.

연구를 주도한 매사추세츠 대학 앰허스트 캠퍼스의 자레드 스타 교수.  

이 분석을 통해 미국 배출량의 40% 이상이 상위 10%의 부유한 시민들의 소득 흐름에 기인한다는 것이 나타났다.

상위 1%의 소득자들은 미국 배출량의 15%에서 17% 사이를 생산한다.

비 히스패닉 미국인 백인가구는 배출량과 관련된 소득이 가장 높은 반면, 흑인 가구는 가장 낮았다.

게다가, 연구팀은 45~54세 연령대를 정점으로, 나이에 따라 배출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상위 0.1%의 소득은 하위 10%의 평생 소득만큼 탄소 배출해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상위 0.1%의 부자들은 매우 높은 배출 강도를 가진 소위 "슈퍼 배출자들(super-emitters)"을 발견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융, 부동산, 보험, 제조, 그리고 광산업과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의 시사점에 대해 스타 교수는 “이 연구는 우리에게 소득과 투자가 배출 책임을 모호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통찰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상위 0.1% 가구의 15일 소득은 하위 10% 가구의 평생 소득만큼 많은 탄소 오염을 발생시킨다. 소득 기반의 렌즈는 탄소 배출로 누가 가장 많은 이익을 얻고 있는지에 정확히 초점을 맞춰, 그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정책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은 소모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보다 소득과 주주 기반의 세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이렇게 하면 기후 변화로 인해 가장 많은 이익을 얻고 있는 미국인들이 그들의 산업과 투자에서 탈탄소 하도록 장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플로스 클라이밋(PLOS Climate)’ 최근호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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