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 성장률 5% 달성 쉽지 않을 듯

최근 한 매체에 등장한 만평.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말해주는 듯하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흘러가는 양상이다.[사진제공=징지르바오]
최근 한 매체에 등장한 만평.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말해주는 듯하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흘러가는 양상이다.[사진제공=징지르바오]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한때 곧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됐던 중국 경제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심지어 장기 부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당국의 목표인 성장률 5% 달성조차 쉽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중국 경제는 외견적으로는 당장 무슨 엄청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경제 정책과 운용을 총 책임지는 리창(李强) 총리가 최근 “우리 경제는 크게 문제가 없다. 나름 괜찮다.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라는 요지의 입장을 피력한 것은 이 현실에 기반하고 있지 않나 보인다. 그러나 자세하게 잘 들여다보면 정말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중국 경제 상황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8일 전언에 따르면 무엇보다 GDP(국내 총생산)의 25% 정도를 책임지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 크고 작은 부동산 시장 관련 업체들이 짊어지고 있는 총 부채가 무려 100조 위안(元. 1경8200조 원)에 이른다면 굳이 구구한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이와 관련,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부동산 중개업자 추이헝산(崔恒珊) 씨는 “시장이 활황일 경우 관련 업체들의 빚은 크게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40년래 최대 불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시장이 100조 위안의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부채 규모가 부동산 관련 산업을 완전히 와해시키지 않을까 우려를 토로했다.

이런 현실에서 업계 공룡들의 경영 상태가 좋을 까닭이 없다. 대재앙을 야기할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업체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한때 부동의 1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 컨트리가든)이 직면한 현실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디폴트(채무 불이행) 직전의 위기 상황에 내몰려 있다. 해결해야 하는 부채가 무려 1조4000억 위안에 육박하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면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하다고 해야 한다.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가 최근 신용 등급을 비구이위안에 ‘Ca’로 매기면서 괜히 재기불능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이 아니다.

중국인들의 생활의 질과 연결되는 소비 부진 역시 거론해야 한다. 금세기 들어 최악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GDP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도 그렇다면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고 해야 한다. 여기에 8월에 잠시 주춤해지기는 했으나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분명한 수출 둔화까지 더할 경우 중국 경제는 이제 활로가 별로 없다고 단언해도 과하지 않다.

한때는 중국을 엘도라도로 생각하고 묻지 마 투자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제는 완전 반대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이로 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외신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8월 한 달 동안 상하이(上海)와 선전 증시에서 900억 위안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중국이 2014년 ‘후강퉁(滬港通.상하이와 홍콩 간 교차거래)’을 출범시키면서 외국인에게 시장을 개방한 이후 월간 기준 외국인 순매도액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현재 중국 당국의 입장을 볼 때 부동산 대책을 포함한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봐야 한다. 각종 조치들이 속속 나오고는 있으나 시장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실을 보면 정말 그렇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앞으로도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 행렬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다른 경제 지표들 역시 좋아질 까닭이 없다. 무디스가 내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로 하향 조정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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