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사명이 다른 조직을 국군의 뿌리로 연결해선 안돼...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에서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육사는 독립전쟁에 일생을 바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 그리고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탄피 300kg을 녹여 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에서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육사는 독립전쟁에 일생을 바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 그리고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탄피 300kg을 녹여 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1920년 봉오동, 청산리전투를 통하여 그 이름이 잘 알려진 홍범도 독립투사의 흉상이전과 관련해서 논쟁이 뜨겁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장병들이 회수한 탄피 300㎏을 녹여 홍범도장군을 비롯한 여섯 분의 독립투사 흉상을 만들었고 이를 육군사관학교에 설치했다. 2021년 8월 15일에는 카자흐스탄 남부의 작은 도시 공동묘지에 묻혀있던 이 분의 유해를 옮겨와 국립대전 현충원에 안장하였다.

그 날 송환행사에는 군 특별 수송기가 동원되었고 문재인 대통령 부부, 서훈 안보실장, 서욱 국방부장군이 참석하여 그야말로 유해 송환 행사로서는 최고의 예우를 갖춘 모습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 분의 공산당 가입과 소련군에 종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육사는 흉상을 육사에 유지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하여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한다는 발표를 하였다. 올바른 조치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현 정부의 역사인식 잘못이라는 말이 나오고 심지어 아무 상관없는 백선엽 장군의 친일 논쟁까지 덧붙여지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나라는 이런 소모적 논쟁을 지속할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증거는 현장에 있고 잘못은 시작에 있기 마련이니 본질적으로 어디에서부터 잘못이 있는가를 찾아보자.

첫째,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맞는 말일까?

독립군은 일제에 저항하거나 교전한 여러 준 군사조직을 말한다. 대상은 일본제국 군대였고 목표는 찬탈 당한 국토와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아무런 지원도 보상도 없는 곳에서 오로지 조국 광복을 위하여 희생, 헌신하신 분들이었기에 당연히 우리들이 독립유공자로서 예우를 다하며 후대에까지 그 정신을 기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당시 독립군이 활동하던 지역이 만주였기 때문에 당연히 소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대다수가 이념적으로는 공산주의자였던 점이다.

그러나 현재의 국군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하는 국민의 군대이며 공산주의와 대척점에 서 있는 군대이다.

되찾아야 할 땅은 북한 땅이고 지녀야 할 이념은 자유민주주의이다. 따라서 독립군은 항일 독립운동 자체를 기준으로 당연히 예우해야 할 분들임에 틀림이 없으나 그렇다고 하여 이념, 사명 등이 전혀 다른 준 군사조직을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로 연결할 수는 없다.

김일성도 한때 조선인민군의 창설기념일을 자신이 항일빨치산 운동을 시작했다던 1936년 4월 25일로 삼은 적이 있었다. 김일성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해 한 짓이었는데 김정은은 그 기념일을 북한 정권 수립을 앞두고 인민군을 창건한 1948년 2월 8일로 바꾸었다.

그들도 항일혁명군을 조선인민군의 뿌리로 삼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전 정부에서는 구태여 광복군을 국군의 뿌리로 하고 신흥무관학교를 육사의 뿌리로 삼으려 한 것이다. 신중하지 않은 정책이 혼란을 야기한 것이다.

둘째, 독립투사를 기리는 장소가 왜 육사여야 하는가?

문재인 정부는 유난히도 친북정책을 고집했던 정부였다. 독립유공자를 선별하는 기준에서도 공산주의자인가를 가리지 않았다.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한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선정하려 하였고 손혜원 전 의원의 아버지 손용우가 입북한 후 남파 간첩으로 활동했음에도 그를 독립유공자로 선정하였다.

그러다보니 곳곳에서 북한 정권 수립 공로자나 6.25전쟁 때 적군이었던 인물까지도 슬금슬금 대한민국의 유공자라고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을 기준으로 이전에는 개인의 정치적 이념이 어느 쪽이었는가를 십분 양해한다고 하더라도 정부 수립 이후에서까지 적의 편에 서서 우리에게 총구를 들이댔던 자들을 대한민국 독립유공자에 포함하려 한 것은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나온 소치인 것이다.

물론 좌(左)와 우(右)를 구분하지 말고 이들을 포용해야 할 날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남북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되고 하나가 되었을 때의 이야기이지 첨예하게 대립하며 핵무기까지 개발한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취할 행동은 아닌 것이다.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하물며 철저하게 대적관을 확립하고 국가관을 강조해야 할 사관학교 교정에 단순히 독립투사라는 이유로 공산주의 전력자까지 가리지 않고 흉상을 설치하여 생도들이 예의를 갖추도록 했다는 것은 이 시간에도 국토방위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군에 대한 모욕인 것이다.

수년전 역대 대통령 휘호석 이전으로 비난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 일이 잊혀 지기도 전에 또다시 육사가 기념 조형물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보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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