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앞마당에 불만의 겨울이 잦아든다”
“감산이 끝나더라도 재고 부족에 다시 시달릴 것”
원유 수요는 계속 증가… 내년 하루 100만 배럴 증가한 1억280만 배럴 전망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하기로 함에 따라 4분기까지 상당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3일(이하 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올해 남은 기간 원유 공급이 상당히 부족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에너지 소비가 많은 다가오는 겨울, 에너지 위기로 고통을 받는 유럽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원유가 급등으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하기로 함에 따라 4분기까지 상당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US Department of Energy]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하기로 함에 따라 4분기까지 상당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US Department of Energy]

“유럽의 에너지 위기 더욱 심화될 것”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IEA는 이날 발표한 9월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올해 1월 이후 원유 시장에서 하루 250만배럴의 원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감산 움직임에 OPEC만이 아니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가세함에 따라 올겨울 원유 공급은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여름은 끝났을 지 모른다. 그러나 주유소 앞마당에는 아직도 불만의 겨울이 잦아들고 있다”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6일 최근 원유 감산으로 인플레이션과 함께 유가 상승으로 인한 암울한 현실을 이같이 묘사했다.

최근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벌써 제2차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지난 해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량을 제한해 온 사우디는 지난 5일 하루 100만 배럴(bpd)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12월까지 3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시아도 하루 3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그리고 OPEC과 OPEC+도 동참했다.

IEA는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과 러시아의 수출 축소가 연말까지 연장됨에 따라 올해 4분기에 하루 110만배럴 정도 "상당한 공급 부족이 나타나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EA는 내년 이들 산유국의 자발적 감산이 종료되면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로 돌아가겠지만, 재고가 부족해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월 기준 세계 관측 석유 재고는 7630만 배럴 급락해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비(非)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석유 재고는 208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감소량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OECD 국가 내 재고는 320만 배럴 감소해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

원유 수요는 계속 증가… 내년도 하루 100만 배럴 증가

"석유 재고는 불편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취약한 경제 환경을 감안할 때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되는 변동성 급증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IEA는 우려했다.

IEA는 전 세계 원유 재고는 지난 8월 하루 7630만배럴 감소해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며 내년에는 "원유 재고가 불안할 정도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서 변동성이 크게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IEA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공급 축소로 하루 130만배럴가량의 원유가 줄어 유가가 급등한 점을 지적하면서 "양국의 동맹이 원유 시장에 상당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IEA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20만배럴가량 증가해 하루 1억18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내년 원유 수요는 하루 100만배럴 증가한 1억28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완화된 데다 전기차 도입 등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중국의 원유 수요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분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세계 석유 수요는 중국 소비 회복 등의 영향으로 하루 1억18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전망치인 1억220만 배럴보다 소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세계 석유 수요는 저조한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주요 시장에서의 도로 운송 연료의 구조적 감소 영향으로 하루 1억280만 배럴로 예상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지난 달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수익은 171억 달러(22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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