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올해 최악의 실적 기록해
“중국 본토의 대리인으로 전락”…중국의 일반 도시와 마찬가지
‘일국양제’ 설득하지만 먹혀 들어가지 않아

한때 세계 최대 국제 도시로 부상했던 홍콩은 세계로부터 고립되고 지난 3년간 베이징 궤도에 완전 진입했다. 그리고 홍콩의 재산은 이제 거의 중국 본토에 묶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때 세계 최대 국제 도시로 부상했던 홍콩은 세계로부터 고립되고 지난 3년간 베이징 궤도에 완전 진입했다. 그리고 홍콩의 재산은 이제 거의 중국 본토에 묶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한때 세계 최대 국제 도시로 부상했던 홍콩은 세계로부터 고립되고 지난 3년간 베이징 궤도에 완전 진입했다. 그리고 홍콩의 재산은 이제 거의 중국 본토에 묶여 있다.

중국 경제의 대리인이 된 홍콩의 주식 시장은 올해 세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새로운 부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으로 흘러 들어간 돈의 흐름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한때 중국과 분리되어 명성을 구가했던 활기찬 국제도시 홍콩은 중국의 다른 도시들과 다를 바 없는 중국의 전형적인 도시로 탈바꿈했다.

주식시장 올해 최악의 실적…본토의 일반 도시와 다를 바 없어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이 중국 여타 도시와 비슷하게 되었다는 평가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홍콩이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이런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홍콩 관리들은 유럽과 미국을 방문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홍콩 정부의 2인자인 폴 찬 재무장관은 파리와 런던에 이어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 뒤 미국으로 이동했다. 그는 파리에서 정치인과 기업인들에 "홍콩에 유일무이한 '일국양제'는 잘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격렬한 시위 이후 2020년 홍콩에서 베이징이 시행한 국가보안법은 이러한 자치권을 훼손했다. 광범위하면서 모호한 국가보안법에 따라 베이징에 애국자가 아닌 정치인은 누구나 숙청되거나 정부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

관리들은 '조국'인 중국에 충성을 맹세했다. 언론의 자유는 철회되었고 반대 의견은 철저하게 분쇄되었다.

과거의 명성을 찾기 위한 관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정치적 변화는 중국과 서방 간의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일부 서방 기업들이 홍콩에서 철수하는 등 기업들의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 업체 오리엔트 캐피털의 앤드루 콜리어(Andrew Collier) 상무는 ""찬 재무장관과 그의 측근들이 관점을 바꾸기 노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홍콩이 본토의 정치로부터 안전한 피난처라고 본다면 관점은 바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정부의 2인자인 폴 찬 재무장관은 최근 파리와 런던에 이어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미국을 방문하는 등 홍콩의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홍콩의 '일국양제'는 여전히 잘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info.gov.hk] 
홍콩 정부의 2인자인 폴 찬 재무장관은 최근 파리와 런던에 이어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미국을 방문하는 등 홍콩의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홍콩의 '일국양제'는 여전히 잘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info.gov.hk] 

 

“일국양제” 설득하지만 먹혀 들어가지 않아

NYT는 홍콩에 남아 새로운 정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외국 기업이 우려를 제기하는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보안법으로 권리가 침해되면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학계 인사들이 자유로운 의사 표현 능력이 저해됐다고 NYT는 관측했다.

홍콩이 더 이상 중립적이지 않다는 우려 때문에 기업들이 국제중재를 위한 지역으로 런던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지역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홍콩 증시는 중국 경제 악화의 영향을 받아 11% 넘게 하락하며 세계에서 네 번째로 나쁜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홍콩인들의 소비 심리 역시 위축됐다.

서방 투자자들은 광범위한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미국 당국이 특정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한 가운데 홍콩 증시에 거리를 두고 있다.

홍콩 증시에 공개 상장하는 기업들의 전망도 좋지 않아 보인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홍콩에서의 기업 공모 금액은 27억달러로 2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본토 이외의 지역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와 중국 내 민간 사업에 대한 통제 강화로 인해 낙관론이 약화한 탓이다.

NYT는 또한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기업들이 파산하는 일이 늘면서 홍콩의 지배구조 기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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