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웨이둥 중국 당정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양안 통일과 군부 내 부패 사정 작업 완수라는 중책을 짊어지고 있다.[사진제공=신화(新華)통신]
허웨이둥 중국 당정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양안 통일과 군부 내 부패 사정 작업 완수라는 중책을 짊어지고 있다.[사진제공=신화(新華)통신]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은 동서고금에서 다 통하는 불후의 진리라고 해야 한다. 이 말을 늘 입버릇처럼 되뇌었다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나라 중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군대에 가서 총 한발 쏴보지 않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당정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절대로 놓지 않는 사실만 봐도 진짜 그렇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군대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는 순간 절대 권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그 자신이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총 2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는 인민해방군 군인들에 대한 대우는 상당히 좋다. 최고위급 장성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두 명이 늘 당 최고 권력기관인 정치국에 입성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이중 한명이 허웨이둥(何衛東. 66) 상장(대장)으로 상징적으로 군림하는 시 주석 대신 사실상 인민해방군을 지휘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장쑤(江蘇)성 타이둥(台東)시 출신인 그는 1972년 고작 중학교에 다닐 나이인 15세 때 일찌감치 병사로 군문에 들어선 것으로 유명하다. 장교가 된 것은 1981년 2년제인 육군지휘학원을 졸업한 후였다. 그는 장교가 된 후에도 그다지 주목받는 엘리트 군인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들보다 진급이 그렇게 빠르지도 않았다. 당연히 장군을 바라보기가 어려웠다고 해도 좋았다.

그러나 그는 2008년 5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별을 다는 데 겨우 성공할 수 있었다. 당시 승승장구하던 다른 초특급 에이스 라이벌들보다는 3∼4년 정도 늦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소장(준장) 계급을 무려 9년 동안 단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중장(소장)이 된지 고작 2년 만인 2019년 가볍게 상장(대장에 해당)으로 승진한 것이다. 대기만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장군 진급 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상장 진급과 동시에 동부전구 사령원(사령관)을 지낸 다음 2022년 10월 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매 5년마다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정원이 24명으로 1명 줄어든 정치국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룬다. 7년이나 연상인 장유샤(張友俠. 73) 상장과 함께였다면 그가 얼마나 막판 관운이 좋은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는 장군이 되기 전까지는 진급에 상당한 고생을 했으나 나름 능력은 상당히 괜찮았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저 진급에 불운했을 뿐이라는 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또 군인답게 강골로 유명하다. 초급 지휘관 시절부터 부하 병사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킨 것은 지금도 군내에서 자주 회자되는 일화로 꼽히고 있다.

시 주석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막판에는 시 주석으로부터 인정도 받고 현재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가 천리마라면 시 주석은 아마도 백락(伯樂. 인재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혜인)이 아니었나 보인다.

그는 또 군 장성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유혹에 빠질 수 있는 부패로부터도 상당히 자유로운 것으로 보인다. 주요 보직이 정찰이었던 탓에 부패하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그에게도 단점은 있다. 강골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차가운 인상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군인이라면 당연하다고 할지 모르나 200만 명 이상의 지휘관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장점이라고 하기 어렵다. 융통성 부족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직진 밖에 모른다는 것이 그를 잘 아는 주변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 스타일이 시 주석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었을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2027년에 사실상 끝나는 자신의 총서기 3기 임기 내에 대만과의 통일을 하고 싶어 한다. 대만이 통일을 위한 협상과 대화를 거부할 경우 무력을 사용할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미국에서 주로 나오는 이 시나리오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군부 내 장성들 중 시 주석과 생각을 같이 하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대표적으로 현재 낙마한 것으로 추정되는 리상푸(李尙福 . 65) 국방부장을 꼽을 수 있다. 2027년까지 무력 통일 방안을 준비하라는 시 주석의 비밀 특명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점에서는 허 부주석의 선임인 장우샤 부주석 역시 비슷하다고 해야 한다. 리 부장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 모두 시 주석의 눈 밖에 난 탓에 낙마했다는 소문이 도는 것은 이로 보면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그는 완전히 다르다. 시 주석의 주장을 적극 지지하면서 언제든지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시 주석에게 브리핑을 할 때 전면전 개전 1주일이면 대만 전역을 점령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피력했다는 것이 외신들의 전언이다.

그는 현재 상당히 부패한 것으로 알려진 군부에 대한 사정 작업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입장에 있다. 장유샤 부주석과 리 국방부장이 부패 내지 시 주석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죄로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많은 만큼 그 외에는 이 문제를 담당할 적임자도 없다. 만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그 역시 온전하게 퇴역하기 어렵다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그의 앞날은 다른 장군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밝다고 해야 한다. 그 만큼 시 주석의 눈에 든 사람을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단언해도 좋다. 기대에 부응할 경우는 장 부주석처럼 70세를 훌쩍 넘길 2032년까지 정치국에 잔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나아가 7명이 정원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자리를 노릴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을 제외할 경우 그가 가장 대표적인인민해방군 내의 파워 엘리트로 주목받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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