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들, 2달러당 1달러 아마존에 지불"
아마존 30년 역사상 가장 큰 법적 문제
소비자단체 “다른 상거래 업체들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미국 규제 당국과 17개 주정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상대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정부 기구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등은 26로 전자상거래 거대 기업인 아마존이 시장에서의 지위를 남용하여 플랫폼 내외에서 가격을 부풀리고, 판매자에게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고, 경쟁을 억압했다는 혐의로 아마존을 고소했다.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위치한 워싱턴주 연방법원에 제기된 이 소송은 아마존에 대한 수년간의 조사 결과로, 30년 역사상 이 업체에 제기된 가장 중요한 법적 문제 중 하나다.

미국 규제 당국 FTC와 17개 주정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상대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반독점 행위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픽사베이]
미국 규제 당국 FTC와 17개 주정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상대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반독점 행위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픽사베이]

아마존 30년 역사상 가장 큰 법적 문제

FTC와 관련 주 정부는 고소장에서 아마존이 연방 및 주 독점금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아마존이 불법 행위에 가담하는 것을 금지하고, “경쟁 회복을 위한 독점 통제”를 완화하는 영구 금지 명령을 내려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이 고소장은 판매자가 아마존 이외의 사이트에서 제품에 대해 더 낮은 가격을 제공하는 것을 막는 조치를 통해 회사가 반경쟁적 관행에 가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는 작년에 캘리포니아 주가 제기한 소송과는 다른 별개의 소송이다.

FTC 등은 소장에서 "아마존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서비스에서 경쟁자들을 배제하고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행위 과정에 관여했다"며 "플랫폼에서 눈에 띄는 배치를 대가로 판매자들에게 자사의 물류·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강요하고, 경쟁 사이트에서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상인에게는 페널티를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준비된 성명에서 "플랫폼에서 쇼핑하는 수천만 명의 미국 가족들이 의존하는 아마존은 독점자이며 쇼핑객과 판매자들이 더 나쁜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독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 대가는 높고, 즉각적인 피해가 있다"며 "판매자들은 2달러당 1달러를 아마존에 지불한다"고 강조했다.

반독점 단체 기구인 지역 자립 연구소(Institute for Local Self-Reliance)에 따르면, 판매자들의 매출 중 아마존에 기부하는 컷 셀러(cut sellers) 비율은 2014년 19%에서 2020년 35%로 크게 증가했다.

소비자단체 “다른 상거래 업체들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

또한 고소장은 아마존이 판매자들에게 자신의 제품을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에 적합하도록 만들기 위해 물류 서비스인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Fulfillment by Amazon)을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추정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약 40%를 장악하고 있다. 플랫폼 판매의 대부분은 중소기업과 개인으로 구성된 독립 판매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아마존은 플랫폼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추천 수수료 및 광고와 같은 기타 서비스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판매자가 판매하는 제품이 플랫폼에서 더 눈에 띄도록 만들고 있다.

칸 위원장은 "우리가 소송에서 성공한다면 경쟁은 회복될 것이다. 사람들은 더 낮은 가격과 더 나은 품질로부터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옹호 단체들은 이번 소송에 박수를 보냈다. 한 단체는 많은 대형 상거래 소매업체들이 아마존과 유사한 정책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닷컴은 FTC가 “사실과 법률에 있어서 틀렸다”고 항의하면서 “소비자와 경쟁을 보호하는 본래의 역할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의 데이비드 자폴스키(David Zapolsky) 법무 담당 자문위원은 "FTC가 원하는 대로 한다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 수가 줄어들고 가격이 높아지며, 소비자에 배송이 느려지고, 중소기업을 위한 옵션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FTC의 소송은 독점금지법이 의도한 것과는 정반대가 된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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