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이후 곳곳에 황금색 장식 등장
김일성광장 주석단도 금장식으로
“주민 굶주리는데 금잔치” 비판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6일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일정 중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차량 문짝에 국무위원장을 상징하는 황금빛 엠블럼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6일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일정 중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차량 문짝에 국무위원장을 상징하는 황금빛 엠블럼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김정은의 지난달 러시아 방문은 코로나로 중단됐던 북한의 정상외교가 ‘정상화’ 됐음을 보여준다. 오랜만의 외유인 만큼 러시아 현지 언론뿐 아니라 외신들의 관심이 한꺼번에 쏠렸다.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나 보스토치니 우주센터 방문 등 일정 못지않게 주목받은 건 김정은이 탄 전용열차와 방탄차량이다.

짙은 녹색을 띠는 전용열차는 김정은의 이동수단으로 만이 아니라 업무와 회의, 침식을 하는 공간으로 화제를 모았다. 실제 김정은은 러시아 체류 기간 중 호텔이나 초대소를 이용 않고 열차 내에서 잠을 잤다. 평양 출발과 도착 기준으로 하면 9박10일간 열차에서 숙식을 해결한 것이다.

열차에는 황금빛으로 장식된 문양이 부착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북한 최고지도자인 국무위원장을 상징하는 엠블럼이다.

이 상징 문양은 김정은이 이용한 방탄 승용차 문짝에도 달려 있었다. 북한은 전용열차의 한 칸에 특수한 장비를 설치해 전용 방탄차량을 운반할 수 있도록 했다.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지에 도착해 의전행사를 할 때 뒤편으로 전용차량을 하역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장면이 영상을 통해 포착되기도 했다.

전용차량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라인인 마이바흐에서 생산하는 풀만가드 S600 모델로 파악되고 있다. 대북제제 상황 속에서도 비밀리에 반입한 이 차량에는 방탄과 전파 차단 등 국가원수급 경호를 위한 특수 방호설비가 갖춰져 있다는 게 우리 대북정보 관계자의 귀띔이다.

김정은의 골드에 대한 애착은 각별하다. 집권 이후 곳곳에 금장식을 하거나 인테리어를 골드 분위기로 바꾸었다.

김정은이 각별히 공을 들이는 군사퍼레이드가 열리는 장소인 김일성광장 주석단(본부석)에도 황금빛 엠블럼이 중앙에 자리했다. 과거 대리석에 문양을 새기거나 청동 소재로 만들었던 걸 모두 금으로 대신한 것이다.

북한의 금 매장량은 2000톤 정도로 세계 6위권이다. 한국의 매장 추정량 40톤에 비해 훨씬 많다. 황해북도에 있는 홀동광산의 경우 1893년부터 채굴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역사도 깊다.

하지만 연 생산능력은 약 15톤 수준에 머물고 있고, 실제로는 2톤 정도 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채광으로 광산이 깊어지는 심부화(深部化)가 이뤄진데다 전략부족, 새로운 채굴 기술이나 장비의 투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생산된 금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건 김정은이다. 국부를 사실상 김 씨 일가가 거머쥔 가산제(家産制) 시스템에서 민생을 위해 쓰일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핵과 미사일에 집착해 민생을 망친 김정은이 곳곳에 황금 장식을 하며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려 하는 데 대해 엘리트와 주민들 사이에서 볼맨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0월이면 북부지역에선 벌써 겨울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허리띠를 졸라맨 채 고단한 겨울나기를 해야 하는 주민들로선 골드에 빠진 최고지도자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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