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중국 국방부장으로 유력한 류전리 상장. 무려52년 만에 탄생하는 최연소 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사진제공=신화(新華)통신]
차기 중국 국방부장으로 유력한 류전리 상장. 무려52년 만에 탄생하는 최연소 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사진제공=신화(新華)통신]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 군인은 흔히 명예를 먹고 산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군인들은 상당히 많이 다르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군에 일종의 부패 행위를 의미하는 쥔다오(軍倒)라는 유행어가 존재한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군내의 전설적 부패 사범으로 아직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구쥔산(谷俊山. 67)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의 재산이 300억 위안(元. 5조5500억 원)이었다는 소문은 이로 보면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이라고 획기적으로 달라졌다고 하기는 어렵다. 아니 더 심해지지 않았다면 다행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올 하반기 들어 리상푸(李尙福. 65) 국방부장(장관)과 미국까지 경계심을 가지게 만드는 로켓군의 수뇌부 장성들 10여명 이상이 낙마했다는 소문이 파다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무기와 장비의 구입 등에서 대거 부정과 비리가 자행됐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당정 최고 지도부는 이 이른바 첸구이쩌(潛規則. 관행)를 완벽하게 척결하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과의 통일을 실현시키는 것과도 비견될 만한 필생의 과업으로 판단한다고 봐도 좋다. 이 임무는 조만간 공식 낙마할 리 부장 대신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류전리(劉振立. 59) 상장(대장)이 짊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진짜 예상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그는 린뱌오(林彪) 이후 무려 52년 만에 50대의 젊은 나이에 국방부장이 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그만큼 능력이 출중하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허베이(河北)성 성도(省都. 성의 수도)인 스자좡(石家莊)시 출신인 그는 채 20세도 되지 않았던 1983년에 병사로 군문을 두드렸다. 이처럼 군인이 되기 위해 일반 대학 진학까지 포기한 그의 열정은 진급에 확실히 큰 영향을 미쳤다. 25세가 되기 전에 가볍게 소대장도 됐다. 뼛속 깊이까지 군인이 되겠다면서 매진한 그의 노력은 곧 예상치 않았던 선물도 안겨줬다. 우수 군인으로 뽑혀 국방대학에 진학하면서 고급 장교가 되는 기회까지 가지게 된 것이다.

국방대학 졸업 후에는 예상대로 승승장구했다. 보직까지 좋아 교관(校官. 영관)급 장교 시절에는 베이징에서 주로 근무하기도 했다. 2010년 상당히 젊은 46세의 나이에 장군으로 진급한 다음에는 베이징군구 제65집단군의 참모장을 지냈다. 이어 65집단군 군장(사단장)을 거친 다음 2015년에는 육군 참모장에까지 오른다.

2016년 중장(소장)으로 진급했을 때는 드디어 육군 사령관 자리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연합참모부 참모장을 역임하고 2021년 대망의 상장으로 승진했다. 고작 나이 57세 때였다. 당시 동년배들이 대교(대령)로도 승진을 못해 헤맸다면 어느 정도 쾌속 승진했는지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는 군내에서는 뼛속까지 군인 체질인 것으로 유명하다. 맹장 내지는 용장이라고 할 만하다. 그렇다고 지적인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주경야독 끝에 석사학위를 보유하게 된 것은 이 사실을 잘 말해준다.

게다가 그는 40여년의 군 생활 동안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일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사 이외에서는 별로 생활하지 않은 탓에 부동산 등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보기 드문 청렴한 군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젊은 장군답게 상당히 개혁적인 마인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사실 역시 그의 장점이라고 해야 한다. 시 주석이 주변의 60대 전후 장성들을 제쳐놓고 그에게 국방부장의 중책을 맡기려고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육군 소교(소령)로 예편한 50대 후반의 베이징 시민 저우허핑(周和平) 씨는 “50대 후반에 장군이 못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는 벌써 상장이 됐다. 이것만도 이례적인데 이제 국방부장이 되려 하고 있다. 같은 계급의 대선배들이 기라성 같은데도 그렇다. 최고 지도자의 신임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야 한다.”면서 평소 개혁적인 그의 소신이 시 주석에게 상당히 어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말할 것도 없이 국방부장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걸림돌들도 그에게는 있다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배들을 훌쩍 뛰어넘어 국방부장이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냐 하는 의문을 불식시켜야 한다. 이를테면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도 뛰어난 리더십이나 그동안의 거둔 성과를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자신이 군내 부패 척결의 적임자라는 사실을 시 주석이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 현실 역시 극복해야 한다. 여기에 대만과의 통일을 무력으로라도 반드시 실현시키겠다는 확고부동한 의지의 보유 여부도 시험대에 설 수 있다. 시 주석이 평화통일이 안 될 경우 무력의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보여 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아직 60대도 채 되지 않은 그에게는 시간이 많다. 이번에 국방부장이 될 경우 4년 6개월 후인 2028년 3월 초 열리는 제15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 해당) 1차 회의에서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중앙군사위 부주석이나 부총리 또는 비슷한 무게의 당정 최고 지도자 자리로 이동할 것이 확실하다.

진짜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역시 자신에게 부여된라는 막중한 과제를 슬기롭게 완수해야 한다. 그의 스펙이나 능력으로 볼 때 현재로서는 긍정적이라고 단언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보인다. 그가 린뱌오 이후 최초의 50대 국방부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역시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