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서 감사 진행중…전임 경영진 비위 수사의뢰 방침"

압수수색 중인 태광 이호진 전 회장 사무실.[사진=연합뉴스]
압수수색 중인 태광 이호진 전 회장 사무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태광그룹은 25일 경찰이 내부 횡령·배임 등의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선 것과 관련, "이호진 전 회장의 공백 동안 벌어진 전(前) 경영진의 전횡"이라며 "내부 감사를 철저히 진행해 전임 경영진의 비위 행위에 대해 즉각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압수수색 하루 만에 이 같은 입장을 낸 것은 의혹의 화살이 이 전 회장에게 쏠리며 이 전 회장의 사면 복권 두 달 만에 '오너 리스크'가 재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태광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의혹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날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태광은 앞서 지난 8월 초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그룹 내 부동산 관리 및 건설·레저(골프장) 사업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티시스의 내부 비위 행위를 적발하고, 이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그룹 실세로 불리던 김기유 티시스 대표를 해임했다.

이후 감사 대상을 전 계열사로 확대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 중이다.

태광은 "내부 감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금융·IT 분야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에 전문성을 가진 법무법인 로백스를 감사에 참여시키고 있으며, 로백스를 통해 디지털 포렌식과 회계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이 전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이 전 회장의 공백 기간 그룹 경영을 맡았던 전 경영진이 저지른 비위 행위였다는 것이 감사 결과로 확인되고 있다"며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 시기에 이 전 회장은 수감 중이었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였으며, 일상적 경영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앞서 2012년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대표이사를 포함해 그룹 내 모든 법적 지위와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은 '황제 보석' 논란 속에 2018년 구속됐고 징역 3년을 확정받아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으며,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전날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전 회장 자택과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태광C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태광그룹 임원의 허위 급여 지급·환수를 통한 비자금 조성, 태광CC의 골프연습장 공사비 8억6000만원 대납, 계열사 법인카드 8094만원 사적 사용 등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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