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JNIOS, 원전 폭발 당시 구급대원 대상으로 연구
참가자 6.5% 당뇨에 걸려, 노출 수준 높을수록 위험도 증가
방사선, 인슐린 생산하는 췌장 세포에 영향 미쳐

일본 과학자들이 방사선 노출과 당뇨병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심지어 가장 적은 양의 방사선량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일본 과학자들이 방사선 노출과 당뇨병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심지어 가장 적은 양의 방사선량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일본 과학자들이 방사선 노출과 당뇨병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심지어 가장 적은 양의 방사선량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Medical Xpress) 일본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JNIOS)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으로 인한 방사능 누출에 관여한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건은 2011년 3월 이 시설을 강타한 쓰나미로 인한 폭발로 인해 시작되었으며 방사성 물질이 주변으로 확산되었다.

일본 JNIOS, 후쿠시마 원전 폭발 당시 구급대원 대상으로 연구

이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 중 6.5%가 당뇨병에 걸렸으며, 더 높은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들은 포도당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19밀리시버트(mSv)(약 190회 흉부 엑스레이 촬영에 해당하는)에 노출될 경우 당뇨병 발병 위험은 33%나 증가했다.

20~49mSv 범위에 속하는 사람들은 위험이 47% 증가한 반면, 5~9mSv에 노출된 사람들은 위험이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이상하게도 50mSv 이상에 노출된 사람의 경우 위험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러한 변칙적인 현상이 제한된 표본 크기에 기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표본이 한정되었기 때문이다.

JNIOS 연구는 공장의 2만여명의 응급 인력 중 5326명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다.

JNIOS의 주요 저자인 후안 후(Huan Hu) 박사는 언론 보도 자료에서 “우리의 연구 결과는 낮은 수준의 방사선 노출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비상 근무자들의 당뇨병 위험이 증가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사선 노출과 당뇨병 발생 사이의 정확한 연관 메커니즘은 다소 불분명하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방사선은 인슐린 생산을 담당하는 췌장 세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잠재적으로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방사선 노출과 염증 증가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 발병의 잘 알려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방사선 노출과 당뇨병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후쿠시마 응급 구조원의 건강 영향에 대한 역학 연구(NEWS: Epidemiological Study of Health Effects in Fukushima Emergency Workers)라는 제목의 2014년 조사를 참조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방사선이 근로자에게 미치는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풀어보기 위해 고안된 조사 보고서다.

후 박사는 “우리는 앞으로 NEWS 참가자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 조사를 통해 낮은 방사선량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에 대한 더욱 명확한 그림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는 면역력을 약화시켜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싶다. [사진=픽사베이] 
당뇨는 면역력을 약화시켜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싶다. [사진=픽사베이] 

참가자 6.5% 당뇨에 걸려, 노출 수준 높을수록 위험도 증가

그는 "우리 연구 그룹 내에서 더 많은 당뇨병 사례가 등장함에 따라 확장된 데이터 세트를 통해 더욱 강력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과 당뇨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더 잘 평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1년 3월부터 12월 사이에 근로자들의 방사선 노출은 외부 노출의 경우 휴대용 경보 선량계(pocket alarm dosimeters)를 사용했다. 그리고 내부 노출의 경우 전신 계수기(whole-body counters)를 사용하여 추적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에서는 혈당, 염증 바이오마커, 갑상선 기능 검사 등을 포함하여 70개 이상의 지표를 평가한다. 이 연구에 참여한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46세였다.

메디컬 엑스프레스에 따르면 유럽인들은 일반적으로 주거지의 천연 라돈 가스와 우주선으로 인해 매년 평균 2.7mSv의 배경 방사선(background radiation)에 노출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핀란드의 일부 주민들은 연간 7mSv 이상을 경험한다. 참고로 단일 흉부 엑스레이 촬영 시 환자는 약 0.1mSv, 유방 조영술은 0.4mSv, CT 척추 스캔은 10mSv, PET 스캔은 25mSv에 노출된다.

한편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영웅적인 노력과 방사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공공 안전에 대한 우리의 NEWS 연구에 기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해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대처한 긴급 구조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 연구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유럽 당뇨병 연구 협회(EASD 2023: Annual Meeting of the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Diabetes)’ 연례 회의에서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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